2008. 10. 29. 22:36ㆍ지구촌 소식
중·러 "교역시 위안·루블화 결제 추진"
남미, 공동시장서 자국통화 확대 논의
타이, '물물교환'… 폴란드, 유로화 도입
미국의 세계 경제패권을 떠받쳐온 핵심축인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금융위기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금융위기 속에서 확산되는 '탈 달러' 움직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달러 기축통화를 무기로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경제 질서를 뿌리부터 뒤흔들 변화다. 미국은 구제금융을 통해 천문학적 달러를 시장에 쏟아부어 발등의 불을 끄는 데 급급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달러 가치 급락을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 중국·러시아의 도전
가장 강력한 도전장은 세계 1·3위 외환보유국인 중국과 러시아에서 나오고 있다. 모스크바를 방문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28일 달러 중심의 국제금융 시스템을 강하게 비판하고, 국제통화의 다양화를 요구했다.
푸틴 총리는 이날 '러시아-중국 포럼'에서 "달러에 기반을 둔 세계 금융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자국 통화를 사용하는 교역 등 양자 교역의 결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 로이터 > 통신이 전했다. 원자바오 총리도 "지금은 국제 금융 인프라를 개편할 최적기"라며 "다양한 통화 사용을 통해 국제 통화 시스템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중·러 양국 교역에서 달러 대신 위안과 루블화를 사용해 결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양국 교역은 500억달러 규모다.
세계 1위(중국·1조9천억달러), 3위(러시아 5천억달러)의 외환보유국인 두 나라가 달러 결제를 줄여나갈 경우 달러 가치와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자국의 원유 가스 수출도 루블화로 결제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인다. 중국은 다음달 3일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양안회담에서도 무역대금 결제 수단을 미국 달러화 대신 양안 통화로 대체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 인민일보 > 는 지난 24일 논평에서 "음울한 (금융위기) 현실 속에 사람들은 미국이 달러화의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세계의 부를 착취해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이제 세계는 국제경제에서 미국이 점해온 지배적 지위화 달러화의 지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개발도상국의 탈 달러 움직임
미국의 뒷 마당인 남미에서도 달러 대신 지역 화폐를 사용하는 무역체제가 등장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볼리비아·베네수엘라 등 12개 회원국을 가진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정부 대표들은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긴급 확대회의를 열어, 회원국간 무역거래에서 달러화 사용을 줄이고 자국 통화 사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 신화통신 > 이 27일 전했다. 회원국 대표들은 국제결제에서 달러 대신 다양한 통화를 사용함으로써 "지역내 국가들의 통합을 강화하고, 금융위기로 야기된 문제들을 차단할 능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러 대신 물물거래 움직임도 시작됐다. 지난주 세계 최대의 쌀 수출국 타이가 세계 4위 산유국인 이란과 쌀과 석유를 맞바꾸는 물물거래를 추진하기로 한 것이 신호탄이다.
달러 대비 자국 화폐 가치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럽 국가들 사이에는 유로화 우산 아래로 들어가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폴란드 정부는 2012년까지 유로화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폴란드 정부는 최근까지도 유로 도입을 꺼려왔지만, 최근 달러 대비 자국 화폐 즐로티 가치가 30% 폭락하는 등 위기를 겪으면서 정책을 바꿨다고 < 파이낸셜 타임스 > 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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