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26. 19:58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올 유통 5大키워드 ‘공포-불황-이강-해외-명품’ | ||
올해 대한민국 유통업계를 뜨겁게 달군 핫 이슈는 식품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운 ‘공포’였다. 여기에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촉발된 ‘불황’과 나 홀로 불황 무풍지대로 주목받은 ‘명품’도 화두였다. 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을 불문하고 유통업계는 ‘2강’체제가 굳어졌고, ‘해외’ 진출을 통한 글로벌 공격경영도 가속도를 냈다. 생산과 소비 사이 돈의 흐름을 다른 어느 업종보다 민감하게 가늠하고 진단하는 유통업계의 2008년 한 해를 돌아봤다.
▶공포(恐怖)=올 초 생쥐 머리가 나온 노래방 생우깡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커터칼 참치캔, 바퀴벌레 라면, 생쥐 야채 등 생쥐머리 새우깡 이후 터져나온 이물질 식품은 연일 헤드라인 뉴스를 장식했다. 소비자는 ‘대한민국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없다’며 분노했고, 충격과 경악을 반복했다. 급기야 ‘식파라치’라는 단어가 등장했고, 이물질 협박 사건도 잇따랐다.
식품 대기업들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머리 숙여 사죄했다. 하지만 이물질 파동은 먹을거리 파동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했다. 이물질 파동이 잊혀져가던 5월엔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논란이 불거졌고, 9월엔 중국발 멜라민 파동이 전 세계 핫 이슈로 떠올랐다. 대한민국도 소비자와 식품업체들까지 멜라민 공포에 휩싸였고, 멜라민 과자와 중국산 OEM(주문자상표부착) 식품은 ‘공공의 적’으로 전락한 채 유통매장에서 퇴출됐다.
▶불황(不況)=미국발 금융위기로 점화된 불황의 그늘은 짙고 길었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신(新)3고(高)에 짓눌린 소비심리는 겨울이 오기 전부터 이미 꽁꽁 얼어붙었다. 지식경제부가 조사한 유통업계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짧은 추석까지 포함된 9월 대형마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 실적보다 9.2% 감소했다.
10월에도 매출이 0.7% 하락하며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식품ㆍ생활용품 등 생필품을 제외한 가전ㆍ의류ㆍ스포츠 등은 매출이 일제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불황이 대한민국의 소비심리를 ‘꼭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구입한다’는 알뜰형 구조로 바꿔놓은 셈이다.
▶이강(二强)=올해 유통업계의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2강 체제로의 지각변동이다. 홈플러스가 홈에버를 먹고 몸집을 키웠기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을 계열사로 편입한 삼성테스코는 홈플러스테스코로 새출발 했다. 홈에버를 인수한 홈플러스는 단숨에 점포 수를 113개로 늘렸고 120개의 점포를 보유한 신세계 이마트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롯데마트(60여개)를 멀찌감치 따돌린 홈플러스는 2년 뒤 대형마트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며 No.2의 반란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온라인몰도 역시 화두는 2강이다. 온라인몰은 G마켓과 옥션이 2강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의 막강한 자금력과 온라인 네트워크를 등에 업은 11번가가 오픈마켓에 진출, 2강 체제에 도전장을 던졌다. 정보유출 파문으로 곤욕을 치른 옥션은 전열을 재정비한 뒤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홈쇼핑에서도 여전히 GS홈쇼핑과 CJ홈쇼핑이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의 추격을 뿌리치고 쌍두마차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海外)=올해는 유통업계의 해외 진출이 그 어느 해보다 활발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세계 각국에 대한민국 유통업체의 깃발이 세워졌다. 지난해 러시아 모스크바에 백화점 1호 간판을 내건 롯데백화점은 올해 8월 중국 베이징 최대 번화가 왕푸징 거리에 2호점을 오픈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네덜란드계 대형마트 마크로 8개 점포를 인수한 롯데마트도 지난 10월 인도네시아 마크로 19개 점을 추가 인수했다. 최근엔 베트남 1호점을 개설, 국내 유통업계 처음으로 베트남까지 영토를 넓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앞세워 신(新)브릭스(VRICsㆍ중국 러시아 베트남 인도) 글로벌 전략을 펼쳤다면, 정용진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신세계 이마트는 차이나 프로젝트에 올인했다. 이마트는 올해 8개의 중국 점포를 추가하며 18개의 이마트 깃발을 중국 땅에 꽂았다. 이마트는 오는 2015년까지 100개 점포, 향후엔 1000호점을 목표하고 있다.
▶명품(名品)=명품은 역시 콧대가 높았다. 미국발 불황에도 명품은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는 등 흥행 보증수표였다. 불황으로 꽁꽁 얼어붙은 대한민국 소비시장에서 명품은 ‘나 홀로 호황’을 톡톡히 누렸다.
살인적인 고환율로 해외여행을 포기한 내국인과 엔고를 등에 업은 대한민국 명품 쇼핑관광을 선택한 일본인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요 백화점 명품은 매출이 무려 30% 이상 치솟았다.
아웃렛도 명품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명품 수요는 지난해보다 더 증폭되며 명품 아웃렛 사업을 미래형 블루오션으로 탈바꿈시켰다. 백화점 세일도 명품 특수였다. 백화점 가을과 겨울 세일에서 명품은 매출이 30% 이상 치솟으면서 백화점 불황 탈출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는 게 유통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남주ㆍ윤정현 기자(hit@herald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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