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 감소우려

2008. 12. 27. 09:33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내년 해외 건설 수주 '비상'...목표치 400억달러로 낮춰

국토부 감소폭 최소화 위해 2조원 펀드 등 지원책 마련

기사입력 2008-12-26 23:33 박종서 jspark@asiae.co.kr

전세계적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해외 건설수주에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경기불황, 유가하락 등의 악재로 내년에는 해외건설사업 자체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국토부도 이를 인식한 듯 내년 해외건설수주목표액을 보수적으로 잡았다. 올해 해외건설은 500억 달러를 무난하게 달성할 예정인 반면, 국토부가 내년 목표로 잡은 금액은 400억 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 업체들의 자구노력과 함께 정부가 서둘러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해외건설수주 감소하나

전세계적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실제 내년 해외건설수주가 올해보다 못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플랜트 사업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감도 나오고 있다. 세계 국가들이 사회기반시설(SOC) 등 건설 투자를 줄일 것으로 예상되고 유가마저 크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120억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신규 정유공장 입찰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0억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쥬베일 정유공장 사업도 입찰 마감일이 11월에서 내년 2월로 연기됐고, 카타르석유회사(QP)가 발주할 예정이었던 50억달러 규모의 알샤힌 정유공장 프로젝트 입찰은 잠정 중단됐다.

플랜트 외에 주택 등 개발사업 수주 전망도 어둡다.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 국내 건설업계의 진출이 활발한 지역의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신도시 등 대규모 개발사업도 대부분 연기되거나 중단된 상태다.

중견건설사 해외영업담당 임원은 "유가가 급락하고 경제위기가 좋지 않아 내년 해외건설수주 물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우려돼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

◇정부, 전방위 지원 나선다

정부의 전방위 지원이 내년 본격화된다. 국토부는 해외펀드 조성, 랜드마크 사업 추진 등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국토부는 내년 2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알제리 부이난 신도시, 아제르바이잔 행정도시 등에 정부간 협력형태의 랜드마크 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먼저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알제리 부이난 신도시, 아제르바이잔 행정도시 등에 IT기술을 접목시켜 U-City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요르단 대수로 사업에는 내년초 협의체를 구성해 정부차원에서 구체적인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알제리와 이제르바이잔 시범사업에서는 최첨단 기술을 접목시켜 랜드마크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며 대수로 사업은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는
만큼 내년초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내년 9월경에는 2조원 규모의 해외건설 인프라펀드를 조성해 '자원개발과 인프라 건설 패키지딜'진출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펀드를 안정적으로 조성하기 위해
정부 및 공공에서 시드머니(Seed Money) 10%를 투자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내년엔 총 50억원가량이 투입된다.

이외에도 국토부는 고위급 건설외교, 민관합동 시장개척단 파견 10회, 해외로드쇼 5회 등을 통해 수주여건 개선에 노력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이같은 총력 지원을 통해 내년 경기불황과 유가하락으로 인한 해외사업 누수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리스크 관리 최소화..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도 나서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건설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도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리스크 관리 등에도 노력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사업초기 단계에서 운영.보수까지 맡게되는 운영범위를 확대할 필요성 있다는 분석이다.

장현승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한 도급공사에서 벗어나 사업초기단계에서부터 보수.운영단계까지 맡아 진행하는 운영 범위를 확대해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업을 발굴하고 타당성 분석 후 자금 동원 계획까지 수립하는 사업 초기 계획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한 역
량을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시장이 어려워 무조건 해외에서 일감을 찾는 '묻지마 투자'는 지양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수익성이 떨어져 자칫 재정악화로 이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엽 해외건설협회 팀장은 "현재 국내건설사들이 진출해 있는 나라들은 우리기업의 신도시 건설기술과 경험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신도시개발 사업
등은 주택분양률이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사전 점검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중동, 아시아지역에 집중돼 있는 물량을 중남미, 아프리카로 확대시켜 나가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동지역 등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이란 보장도 없어 호황을 맞고 있을때 미리 신시장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현 해외건설협회 실장은 "건설사들의 활발한 해외진출을 지속하기 위해선 중동 아시아 등에 집중돼 있는 해외건설 물량을 다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특히 건설사
입장에서도 정부의 지원책에 발맞춰 기존 시장에서 한걸음 앞서 적극적인 시장 개척활동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js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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