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32평 아파트 경매에 98명 몰려

인천 32평 아파트 경매에 98명 몰려

[매일경제] 2009년 01월 09일(금) 

연초부터 경매 열기가 심상치 않다. 작년 부동산경기 침체와 함께 경매 물건 수가 늘고,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 수가 줄어들던 부동산경매시장에서 1월 첫째주에만 연달아 입찰경쟁률을 다시 쓰고 있다.

8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에서는 연수구 동춘동의 아파트에 무려 98명이 입찰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작년 4월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연립다세대물건에 132명이 입찰한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2회 유찰된 후 감정가의 49%에 경매를 시작한 이 아파트는 매각시작가(1억3720만원)보다 8400여만원 높은 2억2110만원에 낙찰됐다. 직전 경매를 진행할 때 최저낙찰가(70%)였던 1억9600만원도 훌쩍 넘겼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현재 급매시세가 2억5000만원 정도 된다"며 "경매로 낙찰받으려고 한다며 시세를 묻는 전화가 많이 왔다"고 전했다.

이 날 인천법원에서는 부평구 부평동에서 2회 떨어진 연립다세대을 두고 32명이 경쟁하는 등 경매에서 실제 입찰한 사람만 163명으로 집계됐다.

새해 벽두부터 경매법정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일 서울중앙지방원에서 열린 올해 첫 경매에는 한 물건에 22명이 몰렸고, 나흘 뒤인 6일 북부지방법원에서는 동대문구 답십리동의 아파트에 57명이 한꺼번에 입찰했다.

입찰자가 몰리는 물건들은 대부분 2회이상 유찰된 물건들로, 소액으로 투자가능한 2~3건을 제외하면 대다수 물건들은 입찰자가 적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입찰자들이 지나치게 조바심을 내고 있다"며 과열을 경계하고 있다. 2회 이상 유찰된 물건이라고 해도 낙찰가율이 높아지면 급매와 비교할 때 크게 매력이 없고, 언제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띨 수 있을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강은현 법무법인 산하 실장은 "지금 낙찰받는 물건은 2월중순 잔금을 치르게 된다"며 "3월 이후 부동산가격이 저점을 찍을 것으로 판단한 사람들이 입찰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입찰경쟁률이 지나치게 높으면 시세와 관계없이 낙찰을 받기 위해 무모한 '묻지마 입찰'을 할 위험이 높다. 법원에 모여 가격을 적어내는 경매의 특성상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는 것. 강 실장은 "부동산 경기는 실물시장과 동떨어져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지금 저렴하게 사더라도 전체 시장이 악화되면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