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알바 세계

2009. 1. 14. 10:08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불황으로 아르바이트(알바) 자리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면서 20대들이 '이색 알바'의 세계로 대거 뛰어들고 있다.

 

상당수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취미를 앞세워 돈 벌기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성매매'로 변질되는 등 부작용도 만만찮다.

 

결혼식 하객 대행에서부터 베이비시터, 애완동물 보모, 맛 테스터, 애인·친구·부모·자녀 역할 대행 아르바이트까지 돈벌이가 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애완동물 보모로 일하고 있는 최모(26·여)씨는 "동물을 너무 좋아해 집에서 3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다. 어렵게 알바 자리 구할 것 없이 개 돌보는 일을 아르바이트로 하게 됐다"며 "1년쯤 하고 나니 이제는 고정적으로 연락 오는 고객도 생겨 편의점이나 주유소 아르바이트보다는 벌이가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보통 애견보모는 하루 기준으로 소형견 2만원, 중형견 3만원, 대형견 4만원 선이다.

 

김모(23·여)씨는 겨울방학을 앞두고 역할 대행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친구, 애인, 결혼식 하객 등 어떤 일이라도 할 각오로 포털사이트에 등록했지만 수입은 영 신통치 않다. 지난 두달간 하객 대행 한번과 애인 역할 한번 해 준 게 고작이다. 김씨는 "결혼식 하객은 4만~5만원, 역할 대행은 3시간 기준 8만~10만원선을 받는데 고객이 많지 않아 고민스럽다"고 했다.

 

이색 알바의 장르는 무궁무진하다. 골프파트너, 여행가이드, 놀이동산 함께 갈 친구, 이벤트 대행, 외국어 통역 등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서비스를 망라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는 전문적인 기술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돈에 집착하다 보니 '빗나갈' 가능성이 높다.

 

돈만 주면 여성의 기분에 맞춰 하루 24시간 생활해 준다는 '애완남(펫남)' 노릇을 자청하는 남성들도 많다. 모 케이블방송에서 '애완남 키우기-나는 펫'이라는 리얼리티 동거 프로그램을 방영한 뒤 '직접 경험해 보고 싶다'는 싱글족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모 사이트에 '펫남 역할 해드려요'라는 글을 올려놓은 24세 남성은 "여성과 즐기면서 돈을 벌 수 있으면 그것보다 좋은 일자리가 어디 있느냐"고 했다.

 

여성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하다. '만남'을 가장해 공공연하게 성매매를 벌이는 경우가 있는데다 '건전한 만남'이라고 해서 만났다가 성관계를 요구하는 사례도 종종 있기 때문. 대학생 이모(25·여)씨는 "친구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역할 대행 아르바이트를 소개했지만 의뢰인이 어떤 사람인지,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믿을 수가 없지 않느냐"며 "역할 대행은 돈으로 인간관계를 해결하려는 사회가 만들어낸 기이한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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