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폰 성능 어디까지..

2009. 1. 22. 00:39이슈 뉴스스크랩

"휴대전화를 복제하면 문자메시지, 음성통화까지 다 엿들을 수 있는 건가요?"

유명 영화배우 전지현씨의 휴대전화 복제 사건을 계기로 휴대전화 이용자들에게 복제폰 불안이 엄습한 가운데 과연 휴대전화 복제가 가능한 지, 만약 그렇다면 복제폰은 어느 선까지 이용 가능한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휴대전화 및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과거 2세대(G) 단말기의 경우 단말기속에 들어있는 ESN(전자적 고유번호)을 추출해 다른 단말기에 입력하는 방법으로 복제가 이뤄졌다.

ESN은 요금 청구나 가입자 관리를 위해 단말기 속에 내재된 고유식별번호. 흔히휴대전화 배터리를 분리했을 때 보이는 일련번호를 ESN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실제로 ESN는 눈으로는 식별할 수 없다.

만약 복제프로그램을 이용해 2세대 단말기(A) 속의 ESN을 추출해 다른 단말기(B)로 옮길 경우, B로도 문자메시지 수신과 음성통화가 제한적으로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문자메시지의 경우 B로 문자메시지가 수신됐을 경우 통상적으로 A에는 해당 문자메시지가 전송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자메시지는 기지국과 단말기간 한 차례 가입자 인증 교신만으로 전송이 완료되기 때문에 A, B 두 단말기가 켜져 있을 경우 먼저 교신이 이뤄진 곳으로만 전송되는 것. 그러나 간혹 두 단말기간 혼선 등의 이유로 양쪽으로 문자메시지가 전송될 수도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복제폰을 통해 문자메시지를 수신하려면 A와 B가 동일한 기지국의 동일섹터(120도 범위)에 위치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A, B가 서로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면 실제로 `문자 도둑질`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음성통화의 경우 복제폰으로 `운좋게` 남의 통화를 엿듣는다는 건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론적으로 음성 감청은 문자메시지 수신 때와 마찬가지로 A와 B가 동일섹터에 위치하고, 벨이 울릴 때 `동시에` 전화를 받아야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실험환경에서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2G 단말기 복제도 2005년 8월부터는 `흘러간 옛 이야기`가 됐다.

당시 휴대전화 복제가 사회문제로 불거져 그 이후에 출시되는 휴대전화 속에는 ESN과 함께 `Aㆍ키`라고 불리는 복제불가능한 암호(알고리즘)가 장착되고 있기 때문이 다.

만약 이번에 문제가 된 전지현씨의 휴대전화가 2005년 8월 이후 제작된 제품이 라면 설령 복제됐더라도 ESN만 복제되고 `Aㆍ키` 복제는 이뤄지지 않아, 실제로 전씨의 문자메시지를 수신하거나 음성통화를 감청하진 못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세대 휴대전화는 불법복제가 힘들다. 3G폰에는 가입자 정보를 담은 가입자인증모듈(USIM칩)이 별도로 장착되는데, 현재 기술로는 이 칩을 복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