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제발 돈 빌려 가세요.

2009. 1. 22. 18:40이슈 뉴스스크랩

은행들 “제발 돈 좀 빌려가세요”

[문화일보] 2009년 01월 22일(목) 
은행권이 예년보다 늘어난 설 자금 지원실적을 채우기위해 행장부터 지점 직원까지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이 매일 실적을 점검하는 등 지원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업체들 상당수가 긴축경영에 돌입하면서 대출을 꺼리고 있어 은행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들이 올해 설을 전후로 기업에 지원하는 이른바 설 자금 규모는 9조원대로 지난해 5조원대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그러나 대출을 원하는 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아 은행들이 지원실적 맞추기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소기업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은행이 대출업체 찾기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은 은행의 대출기준을 충족하는 업체들 중 대출받으려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대기업들의 생산규모가 줄면서 우량 협력업체들도 연달아 생산을 줄이고 투자를 멈춰 돈을 빌리려 하지 않는다는 게 은행측 주장이다.

또 10여년 전 외환위기를 이미 겪었던 업체들의 경우 은행대출을 받아 이자부담을 지는 대신 구조조정 등 자구책에 의지하려는 경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A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지점장들이 돈을 빌려주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데 실적 늘리기가 쉽지 않다”며 “대출을 해줄 만한 건전한 업체들은 대출을 받으려고 하지 않아 빌려줄 곳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B은행 반월공단지점 관계자는 “본점에서 원하는 대출규모를 채우기 어려워 하루에도 인근 공장을 4, 5군데씩 돌며 고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위축으로 대기업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2, 3차 협력업체들도 생산을 줄였고 투자는 올스톱 상태”라며 “업체들이 은행대출보다는 임금삭감과 감원을 통해 사업을 꾸려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점뿐 아니라 본점 임직원들이 대출독려를 위해 현장으로 총출동하고 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과 이종휘 우리은행장 등 시중은행장들이 잇달아 중소기업을 방문했고, 기업은행은 설 자금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원스톱 현장 금융지원반’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대출을 원하는 업체를 찾기 위해 현장에 직접 찾아가는‘발굴금융’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 자금 1조원 중 9900억원을 대출한 기업은행 등 공급실적을 이미 다 채운 은행들도 설을 전후한 기간에 공급액을 늘려 지원을 계속한다는 방침이어서 은행원들의 ‘대출세일즈’는 계속될 전망이다.

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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