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스타 3명 뽑는데 2만여명 경쟁

2009. 2. 28. 09:55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이제는 ‘연예고시’다. 26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열린 연예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 공개 오디션의 최종결선 현장. 연습생 3명을 선발하는 이번 오디션에는 전국에서 2만여 명이 지원해 약 700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김재명 기자

 

 


연예기획사 연습생이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6일 끝난 JYP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공채엔 3명 모집에 2만여 명이 몰려 약 700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JYP 결선 오디션에 오른 ‘연예고시생’들의 험난한 도전기를 밀착 취재했다.

무대 위에서 내려다본 객석은 깜깜했다. 500여 명의 관객 뒤에 앉아있는 심사위원 4명의 눈빛만 또랑또랑 빛났다. 관객들의 박수가 끝나자 인기그룹 ‘바이브’의 ‘Promise U’ 간주가 흘러나왔다. 보름 동안 1000번 가까이 연습했던 곡이었다.

4인 남성보컬그룹으로 오디션에 출전한 김선웅 군(18)은 손에 있던 마이크를 꽉 쥐었다. 옆에 있던 멤버의 노래를 이어받아 클라이맥스를 불러야 할 순간이었다.

“환한 미소로 내게 다가왔던 그대는 어디에 나 또한 어디에….”

김 군은 평소 연습했던 대로 천천히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객석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심사위원들의 표정도 굳어졌다. 멤버들이 옆구리를 건드리기 전까지 김 군은 마이크가 고장이 난 것도 모른 채 노래를 불렀다.

여기저기에서 탄식 소리가 들렸다. 김 군은 눈앞이 캄캄했다. 앞서 무대에 섰던 ‘꼬마 원더걸스팀’ 동생들이 대기실에 오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던 장면이 오버랩됐다.

김 군은 애써 괜찮다는 손짓을 하며 새 마이크를 받았다. 2절은 무사히 마쳤다. 하지만 대기실로 걸어가는 동안 참았던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 7000 대 1의 경쟁을 뚫고

국내 대표적 연예기획사인 JYP엔터테인먼트 공채 4기 연습생 오디션 결선에 오르기까지 김 군은 치열한 경쟁을 거쳤다. ‘비’와 ‘원더걸스’를 배출한 JYP의 연습생이 되기 위해 전국에서 2만여 명이 이 오디션에 응시했고, 1월 한 달간 전국 6개 권역 지역예선을 거쳐 33명이 선발됐다.

이들 결선 진출자는 노래와 춤, 연기 부문 등 10개 팀으로 나뉘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서울종합예술학교에서 2주간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흘린 땀을 평가받는 자리가 2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최종 오디션 무대였다.

이날 오후 9시경, 경연이 모두 끝나고 합격자 3명을 발표하는 시간. 참가자 33명이 모두 무대에 올라왔다. 김 군은 오른쪽 끝에서 고개를 숙였다. 사회자에게 심사 결과가 담긴 카드가 전달됐을 때도 김 군은 자포자기한 듯 팀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자, 3등부터 발표하겠습니다. 참가번호 21번 김∼선∼웅!”

김 군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7000 대 1을 뚫고 JYP의 연습생이 된 것이다.

○ 오디션 연습생을 향한 꿈

강원 태백시, 경남 양산시 등 전국 곳곳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이제 갓 초등학교를 졸업한 소녀부터 24세 청년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지방 출신 참가자들은 인근 친척집이나 여관에 머물며 연습을 했다. 한 댄스팀 참가자의 어머니는 손수 공연 복장을 디자인해 올 만큼 가족들의 지원 경쟁도 치열했다.

비평준화 지역의 명문인 경기 안산시 고잔고 3학년인 김 군은 오디션 준비 기간에도 공부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고 했다. 0교시를 마치고 조퇴를 한 뒤 서울의 연습실을 오가며 오디션을 준비했다.

마지막 연습이 있었던 24일 오전 서울로 향하던 김 군은 지하철에서 귀에 이어폰을 꽂고 영어듣기 테이프를 들으며 단어를 외웠다. 그건 아버지와의 약속 때문이었다.

김 군은 오후 6시 연습이 끝나면 안산에 있는 실용음악학원으로 자리를 옮겨 오후 11시까지 홀로 연습을 계속했다.





○ “재능과 열정을 선발한다”

스타 지망생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연예인이 되기 위한 관문에 불과한 연예기획사 연습생은 단순한 연습생이 아니다. 대형 연예기획사의 연습생 모집 경쟁률이 수천 대 1을 훌쩍 넘기면서 최근에는 ‘연예고시생’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이들 ‘연예고시생’의 온라인 카페 ‘별을 꿈꾸는 아이들’은 회원이 8만2000여 명으로, 자체 오디션을 열 정도로 성황이다. 또 방송연예 관련 학과가 전국 136개 대학에 개설되어 있고 한 해 배출되는 졸업생만 1만400여 명에 이른다.

연예기획사 스타제국의 이은영 팀장은 “예전처럼 길거리에서 얼굴만 보고 뽑던 시절은 지났다”며 “재능은 기본이고 얼마나 열정적으로 자기관리를 해왔는지를 평가하기 때문에 독하게 훈련하지 않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선발된 JYP 4기 연습생 3명은 1년간 의상비, 식비, 안무 훈련비용 등을 전액 지원 받으며 전문 트레이너로부터 안무, 보컬, 연기 훈련을 받는다. 연습생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 연예계에 데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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