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이지텍 직원금연에 1억지급

2009. 3. 21. 13:46분야별 성공 스토리

▲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정우이지텍에서 김정진(오른쪽) 사장과 금연에 성공한 직원들이금연측정기를 불고 있는 사원 한진곤(왼쪽)씨를 보고 있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의 전자부품 도금업체 정우이지텍에는 31명이 일하고 있다. 이 가운데 1명을 제외한 30명이 금연(禁煙)에 성공했다. 근로자들을 담배의 유혹에서 벗어나도록 한 이가 바로 김정진(57) 사장이다. 김 사장도 10년 넘게 담배를 피우던 시절이 있었다.

그는 금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묻자 "손님을 만날 때 담배를 피우며 코를 킁킁거리던 내 모습이 너무 창피했었다"고 했다. 고민하던 그는 1991년부터 담배를 끊었다. 금연으로 축농증이 사라지고 매사에 자신이 생기자 "이렇게 좋은 금연을 사원들과 함께 하자"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사장이라도 만능일 수는 없었다. 당시만 해도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어 "담배마저 못 피우게 하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 것 같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우이지텍에는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와 담배를 피우는 게 일상적인 풍경이었다. 근무 중 담배 한대 피우러 들락거리는 직원을 나무랄 수도 없었다.

김 사장은 궁리 끝에 금연에 성공하는 사원들에게 1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1995년의 일이다. 하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 금연을 시도하다 실패한 직원들이 돈을 돌려주는 일도 있었다. 김 사장은 액수를 두배로 올렸다. 금연 성공률이 전보다 늘긴 했지만 담배 연기를 막기에 20만원은 너무 적었다.

김 사장은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흡연 직원 부인들에게 20만원씩 건네며 "담배를 끊으면 금단현상 때문에 괴로워하는데 집에서 많이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외부 강사를 초청해 금연교육도 했다. 2004년 회사가 분사(分社)하며 일부 직원이 떠나자 김 사장은 남은 직원을 위해 1억원을 내놓았다.

1억원은 직급에 따라 나눠줄 예정이지만 대신 조건이 있었다. 두 달 내로 무조건 담배를 끊으라는 것이었다. 두 달 내로 못 끊는 직원들은 다시 금연을 위해 두달의 기회를 주었다. 이렇게 금연에 성공한 직원들이 생기자 동참자가 늘었고 결국 작년 11월 영업부 직원 한명을 제외한 모든 사원이 금연에 성공했다.

회사 내에서 가장 최근 금연에 성공한 한진곤씨(29)는 "금연할 때 가장 힘든 것이 옆에 있는 사람 담배를 보고 빌려서 다시 피우기 때문인데 서로 안 피우려다 보니 얻어 피울 담배도 없었다"고 했다. 이 회사에서 유일하게 담배를 피우는 직원은 "외부 사람을 많이 만나다 보니 금연이 힘들다"며 "회사가 금연을 강요한 적은 없었다. 강제성이 있었으면 난 다른 회사로 갔을 것"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회사를 수십년 키워온 것보다 직원들의 금연 성공을 도운 것을 더 큰 보람으로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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