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대기업 투자저조

2009. 6. 8. 09:13이슈 뉴스스크랩

[돈]그 많은 돈, 누가 갖고 있노?
‘뭐니 뭐니 해도 머니(Money)가 최고지’라는 말이 있다. 돈나고 사람난 게 아니라 사람나고 돈났지만 돈에 울고 웃는 것이 인생사다. 특히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돈 때문에 희비가 더욱 엇갈린다.

돈은 돌고 도는 것이다. 돌지 않고 한 곳에 쌓여있는 돈은 화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그래서 ‘돈이 잘 돌아야 경제도 잘 돌아간다’는 말이 생겨났다. 지금 시중에는 엄청난 돈이 풀려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가 돈줄을 느슨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기관 단기성 수신상품에 800조를 훨씬 웃도는 돈이 몰리면서 유동성과잉 우려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서민들은 돈을 구경할 길이 없다. ‘그 많은 돈 다 누가 갖고 있노?’라는 물음이 나올 만큼 서민들 생활은 팍팍하다. 시중에 풀린 많은 돈이 특정한 곳에만 머물러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에 쪼들리는 형국이 연출되고 있다. 가진 사람들에게 더 집중되고 저금리정책으로 엄청난 양의 부동자금이 주식과 부동산에 몰리면서 세계적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뛰고 부동산은 출렁이고 있다. 수도권 일부 아파트의 경우 청약 열기가 과열되면서 투기와 거품을 우려하는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돈이 골고루 돌지 못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돈의 동맥경화를 해소하고, 없는 사람에게도 돈이 흘러가기 위해서는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기업들은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투자를 꺼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내 12월 결산법인 552개사의 유보율은 2007년 말 669.48%에서 지난해 말 696.97%로 증가했다. 유보율이란 영업활동과 자본거래 등을 통해 벌어들인 잉여금이 자본금의 몇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높다는 것은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자산총액 기준 10대 그룹의 유보율은 더욱 높았다. 지난달 21일 발표된 10대그룹 상장 계열사(12월 결산법인 65곳)의 유보율(올 3월 기준)은 945.5%로 1년 전보다 60.8% 포인트 상승했다. 이들 기업의 자본금은 24조6천494억원으로 1년 전보다 0.27% 증가했지만 잉여금은 233조698억원으로 같은 기간 6.59% 늘었다. 그룹별로 보면 포스코 유보율이 5천782.9%로 가장 높았고 현대중공업(1천906.9%), 삼성(1천659.6%), SK(1천548.9%), 롯데(1천316.7%) 등의 순이었다.

반면 중소기업은 자금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2008년 중 자금순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부문 자금부족 규모가 전년의 88조7천억원에서 110조5천억원으로 확대됐다. 중소기업의 돈가뭄 현상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투자를 꺼림에 따라 지난해 국내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2%로 2003년 이후 5년 만에 감소세를 보였으며 올해 1/4분기 설비투자액도 17조7천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1% 급감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가구(1인 및 농가 제외)의 지니계수는 0.325로 통계청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9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니계수는 소득분배의 불균형을 나타내는 것으로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진다. 지니계수가 커질수록 소득분포가 불평등함을 나타낸다. 0이면 소득분배가 완전평등, 1이면 완전불평등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0.4를 넘으면 소득분배가 상당히 불평등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치로 보면 0.325라는 값은 아직 우려할 상황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니계수 산정에 1인 가구와 농가가 빠져 있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세계적 소득불평등 심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것이 1인 가구 증가라는 사실을 고려해볼 때 1인 가구를 포함하면 지니계수는 더 커진다는 것. 게다가 농가까지 포함하면 불평등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다.
경기침체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돈이 잘 돌아 서민들에게도 두루 혜택이 돌아 갈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작성일: 2009년 06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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