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O.TCO,골목상권‘영세상인 경쟁력’

2009. 7. 31. 09:23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착한 거래’ 생협 벤치마킹하면 설 땅 없는 골목상권 ‘영세상인 경쟁력’ 길이 보인다

경향신문 | 박석진기자 | 입력 2009.07.31 04:03

 

유통 대기업과 영세 상인들의 갈등 해결은 '균형 맞추기'에 달려 있다. 경제력과 물량공세를 앞세운 유통 대기업들의 일방적인 시장 진출과 잠식을 막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영세 상인을 보호하며, 시장 내 다양한 유통 형태를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상인들은 근본적으로 '유통산업발전법' 을 개정해 대형 점포 허가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전문가들은 영세 상인들의 자생력, 경쟁력 확보 방안 마련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생활협동조합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인천에는 세 개의 생활협동조합이 1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직거래 방식으로 친환경 농산물만을 취급하고, 1차 농산품 생산자를 배려한 생산자계약 등으로 일명 '착한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곧 생협의 경쟁력이며, 소비자들에게 믿을 수 있는 식품 구입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식돼 꾸준한 선택을 받고 있다.

영세 상인들이 생협의 활동 방식을 배워 가게 운영에 적용할 경우 유통 대기업과 가격 대결에서 보다 확고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김성기 푸른소비자생협 상무는 "생협의 경험과 직거래 방식을 영세 상인들에게 충분히 전달하고 가르쳐 줄 수 있다"며 "단, 지역 연계를 통한 영세 상인들의 조직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선진 사례 흡수도 논의해 볼 만하다. 일본은 1998년 '중심시가지활성화법'에 기초해 '타운매니저(TMO·Town Management Organization)' 사업을 벌인다.

타운매니저는 중심시가지 활성화를 위해 일하는 전문가다. 이들은 지역 특성에 따른 육성 산업을 분석해 유치하고 지역 내 재래시장과 대형마트에서 취급해야 하는 물품을 가르기도 한다. 물품 나누기 기준은 철저히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질, 서비스 등으로 따진다.

영국은 일본에 앞선 1986년부터 'TCM(Town Center Management)' 제도를 시행 중이다. TCM은 지자체, 민간사업자, 상공회의소, 지역시민단체 등이 주식회사 형태의 조직을 갖추고 주차장 관리, 가격 개선, 이벤트 등을 벌여 고객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집객력을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재래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올려 개정안의 일부로 TMO, TCM과 비슷한 형태의 '상권 활성화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시장경영지원센터 관계자는 "시장원리도 중요하지만 가진 자가 가지지 않은 자를 배려하는 경제 정의도 중요하다"며 "다양한 상생협력 방안을 찾고 우리 현실에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정책적으로 사회에 안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박석진기자 psj06@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