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빌딩 모델하우스 등장

2009. 8. 9. 17:35건축 정보 자료실

오피스빌딩 임차인 모시기 전쟁
사무실 쏟아져 `모델오피스` 차려 놓고 마케팅 열올려

서울 여의도에 들어서는 서울국제금융센터 조감도.
2011년 준공 예정으로 공사가 한창인 서울국제금융센터(IFC서울) 한편에는 '모델 오피스'가 자리잡고 있다. IFC서울에서 사무실을 구할 뜻이 있는 '잠재 임차 고객'들에게 사무실의 실제 미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모델 오피스는 실제 사무실 공간의 절반 크기로 지어져 층고 등을 직접 느낄 수 있다. 아파트 분양 때 짓는 '모델하우스'가 오피스에도 등장한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IFC서울 측은 인근 빌딩 24층을 빌려 IFC서울의 미래 모습을 본뜬 3차원 미니어처 '모델 오피스'도 만들었다. 극장이 어디에 들어갈지, 사무실이 어떻게 배치되는지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했다. 모델 오피스가 도입되기는 IFC서울이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처럼 준공 몇 년 전부터 미리 임차인을 구하는 '프리마케팅'이 국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건물의 윤곽이 드러나는 준공 6개월 전부터 마케팅을 시작했던 과거 흐름과는 정반대다. 최근 들어 대형 오피스 공급이 쏟아지면서 건물주들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할까 봐 노심초사한 결과다. IFC서울만 해도 지하 7층~지상 32층, 연면적 8만8159㎡인 대형 빌딩이다.

◆ 빌딩 짓기 전부터 임차인 모시기

=프리마케팅의 성적은 괜찮은 편이다. 지난 5월 딜로이트가 IFC서울의 9개층을 임차하기로 결정했다. 영풍문고와 CGV의 입점도 확정됐다. 대형서점과 극장은 다른 임차인의 입점 계약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이 밖에 중구 수하동 청계천변에 들어서는 센터원(연면적 17만㎡)도 준공 전부터 임차인 모시기에 들어갔다.

과거에는 건물주들이 직접 찾아오는 고객만 상대하는 배짱도 부렸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잠재 고객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거는 '콜드콜링' 마케팅도 도입했다. 임차할 뜻이 보이면 전담 마케팅 직원을 붙여 1대1 유치 작업에 들어간다. 인테리어 공사 기간 중 또는 1년에 한 달씩 '공짜 임대'를 제안하기도 한다.

◆ 2010년부터 매년 30만㎡씩 쏟아져

=건물주들이 임차인 모시기에 적극 나선 까닭은 간단하다. 공급은 계속되는데 임차인이 줄기 때문이다.

2010년에는 올해 공급량의 1.8배인 40만1200㎡, 2011년에는 36만8000여 ㎡, 2012년에는 34만4400㎡가량이 준공될 예정이다. 프라임오피스급 빌딩으로만 계산해도 대우빌딩을 리모델링한 서울스퀘어빌딩 규모가 매년 3~4개씩 들어서는 셈이다.

공실률도 늘고 있다. 9개월 전까지만 해도 공실률이 0.3%에 불과했던 강남, 여의도, 종로ㆍ광화문의 프라임오피스빌딩도 최근 3%대의 공실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7월 중순 현재 증권사가 사옥으로 쓰고 있거나 사무실을 임차하고 있는 여의도 증권타운 빌딩 35만9775㎡ 중 2만1265㎡가 공실로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대임 세빌스코리아 상무는 "경기 침체로 국내외 기업들이 철수하거나 임차료가 저렴한 곳으로 옮겨가 주요 권역 공실이 늘고 있다"며 "공급량을 고려하면 프리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