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후원사'

2009. 8. 19. 20:28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베를린 세계육상] 대회 VIP보다 더 귀하신…'글로벌 후원사'

삼성전자, 도요타 등 글로벌 후원업체에 초특급 예우

 

후원업체 접대, 은근히 신경 쓰이네.’ 2009 독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주최측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 중 하나가 후원업체를 대접하는 일이다.  

삼성전자, 도요타, 아디다스, 엡손 등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글로벌 스폰서들은 막대한 자금을 세계육상경기연맹(IAAF)와 대회 주최측에 지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회 주최측에서도 이들 기업들에게는 특별대우를 하고 있다. 이른바 '돈줄' 관리인 셈이다. 후원업체 관계자들을 접대하고 지원하는 별도의 공간을 ‘접대촌’이라고 부른다.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접대촌은 본부석 맞은편에 위치한 스카이 박스 20여개와 부설 공간이다. 후원업체 관계자들은 시야가 확 트인 스카이 박스에 앉아서 경기를 관람하고, 뷔페 음식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서비스를 전담하는 여성들도 별도로 배치돼 있다. 후원업체 관계자들은 이곳에서 경기도 관람하고 자신들의 손님을 초청, 접대할 수 있도록 주최측은 배려한다. 대회 VIP들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고 있다고 접대촌을 둘러본 관계자들은 말했다.    

후원업체에게는 슈타디온 입구 광장에 별도의 전시 공간도 마련해 준다. 기업 홍보를 위해 주최측이 배려한 것. 올해 첫 글로벌 스폰서로 선정된 삼성전자는 ‘삼성 디지털 갤러리’라는 전시 공간을 설치해 TV, 카메라, 휴대 전화 등을 전시하고 있다. 도요타는 최신 자동차를, 아디다스는 스포츠 용품을 홍보하고 있다. 경기 기록 측정을 전담하고 있는 세이코도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 마케팅 차원에서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후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무 학습단으로 현지에서 접대촌과 전시 공간을 둘러본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 관계자들은 적잖게 신경을 쓰고 있다. 2011 대회가 열릴 대구 스타디움의 경우 스카이 박스가 10여개에 불과해 후원 업체에 충분히 공급하기가 어렵고, 음식을 대접할 공간도 마땅치 않다는 것. 이 때문에 2007년 오사카 대회를 모방, 스카이 박스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후원업체 관계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음식도 제공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대구 스타디움에는 스카이 박스 숫자가 충분치 않아 고민이다. 하지만 후원 업체가 섭섭하지 않도록 최대한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에서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