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도로망 개발…도봉·은평 등 비도심권 수혜 기대
2009. 8. 26. 17:23ㆍ부동산 정보 자료실
서울 지하도로망 개발…도봉·은평 등 비도심권 수혜 기대
매일경제 08/26 04:00
지난 8월 5일 서울시는 총 149㎞에 이르는 지하 40~60m의 6개 노선, 격자형의 ‘U스마트웨이’ 계획을 발표했다. 포화 상태인 지상도로 수요를 지하로 흡수하기 위해 총 11조2000억원을 투입, 순환망의 지하도로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제1경인고속도로의 6배를 웃도는 대규모인 데다 남북과 동서(주가,차트)를 가로지르는 6개 노선이 도심, 부도심, 주요 거점 지역을 격자형으로 연결하는 신개념 도로다. 세계 도시 역사상 유례가 없는 말 그대로 ‘교통대혁명’의 시작이다.
구체적인 도로축을 살펴보자. 남북1축은 시흥~도심~은평, 2축은 양재~한남~도봉, 3축은 세곡~성수~상계다. 그리고 동서(주가,차트)1축은 상암~도심~중랑, 2축은 신월~도심~강동, 3축은 강서~서초~방이 등이다. 이 중 남북 3축은 기존 동부간선도로에 공공재정(무료 도로)을 투입하고 나머지 노선은 민간자본을 유치,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개통될 계획이다.
GTX와는 어떻게 다른가?
서울 지역 대심도지하도로망계획은 얼마 전 경기도가 발표한 대심도광역철도계획(GTX)과 어떻게 다를까? 차이점은 교통 방식, 비용, 노선 효과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대심도철도란 지하로 터널을 뚫어 노선을 만드는 방식이다. 비용이 지상철도 토지보상액 대비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표준 속도는 약 시속 100km로 지하도로보다 훨씬 빠르다. GTX는 총 사업비 약 14조원을 투입한다. 2016년까지 고양 일산 킨텍스∼동탄신도시(74.8㎞), 의정부∼군포 금정(49.3㎞), 청량리∼인천 송도(49.9㎞)등 3개 노선이 건설된다. 이 중에서 동탄~강남 노선은 시범사업으로 동탄2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포함, 조기 추진된다.
방식만 놓고 보면 초기 투자 비용은 철도가 도로보다 많이 소요되지만 운송 시간이나 교통 비용 면에서는 철도가 유리하다. 그리고 노선 효과 면에서는 서울 지하도로가 서울 도심권 간의 접근성을 높이는 반면, GTX는 수도권과 서울 간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쉽게 말해 교통 개선 효과가 서울 외곽이냐, 수도권 주변 지역이냐에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기대효과는?
그렇다면 서울 지하도로망이 완공될 경우 교통 및 도시 환경 변화에는 어떤 효과가 있을까.
첫째, 심각한 교통체증 문제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앞으로 지상도로는 높은 보상비에다 부지 고갈, 경관 훼손, 환경오염 등으로 더 이상 설자리가 없어진 상태다. 지하차도는 지상 교통량의 21%를 흡수, 차량 속도가 시속 8.4㎞ 정도(24㎞/h→32.4㎞/h) 빨라지고 서울 전역을 30분 이내에 돌파할 수 있다. 예컨대 양재에서 도심까지 39분에서 13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시청까지는 80분 걸리던 게 42분으로 줄어든다.
둘째, 교통혼잡비용 1조6070억원, 환경오염비용 8360억원 등 연간 2조4430원(서울시 추정)의 천문학적 경제 효과가 예상된다. 대기오염 배출량만 해도 15% 감소하며 이는 14.3㎢의 산림 조성 효과와 맞먹는다.
셋째, 지상도로를 8차선에서 6차선으로 줄여 2차선을 자전거전용도로나 보행도로 등 친환경공간으로 활용 가능하다. 이를테면 지상도로 리모델링을 통해 확보되는 1.6㎢는 11조6400억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동북권에는 여의도 면적의 70%에 이르는 대규모 하천공원이 들어선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 건설 기술, 공사 능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서울시는 사통팔달 교통체계를 갖춤으로써 글로벌 수도로의 위상과 경쟁력이 한층 높아진다는 점도 장점이다.
수혜 지역은?
서울 지하도로망 계획은 서울 전역에 걸쳐 ‘30분대 생활권’ 조성이라는 혁명을 가져온다. 하지만 교통시간 단축, 접근성 개선 효과가 모든 지역에 똑같이 나타날 수는 없는 법.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을 예정이다.
그렇다면 최대 수혜지는 어느 지역이 될까. 과거 통계를 보자. 서울 지역에서 지하철 등 대중교통망이 개통되면, 소위 역세권으로 불리는 반경 500m 이내 주거 지역의 경우 자산 가치가 20~25%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서울 지하철 개통 전후의 부동산 가격 변동률을 보면 쉽게 이해된다. 지하철이 도심과 강남권을 통과할수록 그리고 교통사각지대에 놓인 지역일수록 개통 후 부동산 가격 변동에 미치는 효과가 컸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강남과 도심 등 요지를 통과하는 지하철 2, 3호선 역세권 집값이 가장 비싼 게 바로 그 증거다.
한편 도로가 개통될 경우 도로 성격, 규모, 교통 비용, 교통 단축 효과 등에 따라 상당한 차등은 있겠지만 통상 10~15%의 자산 가치 상승이 충분히 예견된다. 지하도로망이 완공될 경우 1차 부동산 상승 가능 지역은 역시 도심보다는 비도심권, 강남보다는 비강남권, 역세권보다는 비역세권이 될 확률이 높다. 남북축과 동서(주가,차트)축의 시발점인 도봉, 은평, 상계, 강서, 신월, 시흥 지역은 그간 비도심권·비강남권에다 비교적 교통열세지대에 놓여 집값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실제로 거래되는 아파트값만 따져봐도 이들 지역 집값은 강남권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2020년 이후 현재의 1시간대 교통에서 30분대 지하도로망이 완성될 경우 집값은 어떻게 바뀔까. 교통 편리성 이론에 따르면 다른 주거환경 요인에 큰 변화가 없음에도 교통 개선 후 이들 지역 집값 상승은 불가피하며 집값 격차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10년 뒤 자산 가치를 염두에 둔다면 교통 시간이 확 줄어드는 비도심·비강남권 지역 부동산의 미래 가치가 높다는 얘기다.
부작용은 없나?
서울시 지하도로망 계획의 장점과 혜택이 분명함에도 착공까지는 넘어야 할 난제가 한둘이 아니다.
먼저, 경기도가 추진 중인 GTX와의 중복 투자와 비싼 도로 통행료가 논란거리다. 예컨대, GTX 동탄~고양 노선의 경우 서울 지하도로 6개축 대부분과 충돌한다.
한편, 서울은 강남순환도로와 내부순환도로 착공을 앞두고 있는 데다 7개 경전철, 5개 민자도로 계획도 잡혀 있다. 물론 더 깊게 파서 이층구조도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40~60m 이하는 비경제적이다. 땅의 심도가 깊을수록 진출입로도 길어질 뿐 아니라 7% 경사도도 지키기 어렵다. 11조원이 넘는 재원을 민자로 유치할 경우 통행료, 지하주차장 이용료 등 시민들의 도로 이용료 부담도 증가한다. 따라서 노선중복·천문학적 공사비·과다한 이용료·수요 감소 등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둘째, 가장 큰 문제는 화재·침수 위험이다. 지하 40m 이하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할 경우 폐쇄공간에서는 대형 참사로 번질 수 있다. 홍수·침수 사태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는 대형차 출입 제한, 250m마다 비상대피소 설치, CCTV를 통한 실시간 감시, 배연시스템, 비상대피소, 스프링클러 설치 등 피해 방지 대책을 준비했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지하도로 공사인 만큼, 그 결과를 섣불리 장담키는 어렵다.
셋째, 장시간의 터널 운전은 피로감을 높여 안전사고를 유발하기 쉽다. 서울시는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터널 내벽과 내부 디자인 개선, 자연시설물 배치 등을 통해 안전환경 및 운전자의 안정감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첨단시설만으로 지상 수준의 넓은 시야와 안정감 확보가 가능할지 불확실하다.
넷째, 역설적으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도로 공급이 늘어나면 자동차 수요도 함께 증가할뿐더러, 수도권 편중현상이 더욱 심화된다는 우려다. 만일 지금보다 교통 총량이 증가하면 교통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고, 국토 전체로 볼 때 편리한 교통체계가 결국 인구 및 산업의 수도권 집중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밖에 11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과연 민자로만 조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노선당 사업비가 1조5000억~2조원에 달하는데, 통행료 수익만으로 수익 보장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자칫하면 인천공항철도처럼 국민 혈세만 낭비할 수도 있다.
'부동산 정보 자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IMF “한국집값 급등 비정상 아니다” (0) | 2009.08.28 |
---|---|
경매로 알짜 땅 투자하기 (0) | 2009.08.27 |
재개발사업, 세입자 이주비 `폭탄` (0) | 2009.08.25 |
"집값 더 오른다"… 경매장 '북적' (0) | 2009.08.24 |
전세대란→집값상승 조짐 4명중 1명 “6개월내 구입” (0) | 2009.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