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산업부 권민철 기자]
난방의 계절이 돌아왔다.
동절기에 가정에서 지출하는 에너지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난방비다. 그래서 세대별로 난방비를 아끼기 위한 노력을 하지만 좀처럼 절약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불평이 많다.
주부 이수진(38)씨는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간 한 달 평균 64,883원을 지출했다. 그나마 낮 시간에는 거실의 온도조절기를 꺼 놓았기 때문에 이 만큼으로 난방비를 맞춘 것이다.
이 씨는 “많을 때는 난방비로만 8만원 가까이 지출할 때가 있어서 늘 난방비가 걱정이 되지만 전기료와는 달리 난방비는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주부 김 모(38)씨는 같은 기간에 이 씨보다 절반 정도에 불과한 월 평균 30,838원을 썼다. 그러나 '눈물겨운' 노력이 뒷받침됐다. 취침 전 시간과 아침에만 잠깐씩 난방을 하고는 그 외 시간에는 난방을 껐다.
난방을 끈 시간에는 보온매트를 틀어서 온기를 보충했다.
남편, 손자 등 세식구가 사는 박 모(74) 할머니는 난방비 청구서를 보면 늘 울화통이 터진다고 한다. 아파트 관리비 내역서를 보면 겨울철 난방보다 봄철 난방 사용량이 훨씬 많은 것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할머니의 난방 사용량 추이를 보면 1, 2월 한겨울 난방 사용량은 평균 154 입방미터였다. 그러나 3, 4월 사용량은 평균 165 입방미터로 한겨울보다 11 입방미터가 많았다.
한 겨울보다 봄철 난방 사용량이 많은 사실에 대해 그녀는 “뭔가 속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난방비는 주부들의 가계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며 동시에 큰 스트레스를 안기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스트레스는 난방비에 대한 오해와 편견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주부 이수진 씨처럼 동절기에 온도조절기를 껐다가 켜는 일은 절약에 별 도움이 안된다고 한다.
실내 온도가 떨어진 상태에서 난방을 다시 시작하면 난방수가 급속하게 유입돼 일정한 온도가 유지될 때 보다 난방 사용량이 급격히 커진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난방을 끄고 싶으면 온도조절기를 끌 것이 아니라 설정온도를 현재 온도보다 1℃ 정도 낮춰 놓기만 하면 된다.
3일 정도 집을 비우게 되는 때에는 현재온도보다 2~3℃정도 낮게 설정해 놓는 것이 좋고, 장기간 집을 비우게 될 때만 온도조절기를 끄고 메인밸브(주차단밸브)를 차단해야 한다.
방 일부의 난방을 끌 때도 난방을 사용하지 않을 방의 밸브(온수배분기)만 잠그면 안된다. 한 두 개방의 밸브를 막아도 세대로 유입되는 난방유량은 줄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온수배분기를 막으면서 동시에 주차단밸브를 1/2 이상 막아서 전체 유량을 조절해야하고 난방이 중지된 방문도 닫아야 한다.
김 모 주부처럼 난방을 줄이기 위해 난방보조기구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효율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보온매트의 경우 소비전력이 낮은 것을 사용해야 에너지절약 효과가 있다.
실제로 김 씨의 경우 난방은 줄였지만 겨울철에 전열기구를 사용한 탓에 전기요금은 이씨 보다 1~2만원이 더 내고 있다. 바로 누진제 때문이다.
보온매트 외에 온풍기 같은 순간난방기구는 훨씬 전기소모량이 많기 때문에 이럴 때는 난방수 난방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물론 난방비 절약에 가장 좋은 방법은 실내온도를 내리는 것이다.
속옷 차림으로 지내면서 춥다고 실내 온도를 높이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실내 온도가 1도만 내려가도 난방비의 7% 가량이 절약된다는 통계도 있다.
정부가 권장하는 동절기 적정실내온도는 18~20℃이지만 겨울철 아파트의 평균 온도는 23℃ 로 난방이 과다한 실정이다.
방풍비닐이나 암막커튼, 문풍지 같은 방한효과를 높인 기능성제품들을 사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열병합발전소를 통해 난방을 공급하는 지역난방(집단난방)에 대한 오해도 많다.
박 할머니의 경우처럼 봄철 난방량이 겨울철 보다 많다는 불만은 월별 적용 단가가 다르다는 사실을 모르는데서 비롯된 오해다.
실제로 박 씨 아파트의 경우 봄철 난방수 이용량이 106입방미터가 많았지만 실제 단가를 적용해 계산한 결과를 보면 1, 2월은 평균 103,800원이었지만 3, 4월은 평균 75,000원이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김성범 대리는 “난방의 경우 개별난방이나 집단난방 등 난방 체제가 다르고 공급 과정도 다소 복잡하다 보니 일반인들의 이해도가 떨어지는 편”이라면서 “아파트 관리소나 지역난방공사 해당 지사를 통해 궁금한 것은 언제든 문의하라”고 말했다.(공동기획=에너지관리공단)
twinpine@cbs.co.kr
'가계비 주범' 난방비의 비밀
2009. 9. 28. 08:42ㆍ생활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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