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아파트를 왜 사..” 연립·경매에 밀린 아파트

2009. 10. 1. 09:22부동산 정보 자료실

“비싼 아파트를 왜 사..” 연립·경매에 밀린 아파트

파이낸셜뉴스 10/01 05:40





수도권 전역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확대, 적용된 지 한 달 가까이 되면서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에 풍선효과가 더욱 커지고 있다. 기존 아파트는 거래가 크게 위축되면서 가격상승세도 주춤하고 있는 데 비해 연립과 다세대, 오피스텔이 대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기존아파트 시장에서도 상대적으로 DTI 규제를 덜 받는 중소형 아파트와 대형 아파트 간 가격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분양권 시장도 투자자들이 늘면서 가격이 2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기존 아파트 지고 연립·다세대·오피스텔 뜨고

최근 주택시장의 투자 흐름이 아파트에서 연립, 다세대, 오피스텔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주택수급 불균형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정부의 DTI 규제 강화로 대출이 줄어들자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연립, 다세대, 오피스텔 등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가격 변동률은 DTI 규제가 적용되기 전인 지난달 첫째주에는 평균 0.14%올랐지만 지난달 25일에는 상승률이 0.03%로 줄었다.

이에 비해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오피스텔 가격은 연일 치솟고 있다. 서울 마포와 영등포구 일대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의 경우 한 달 새 10% 이상 오른 곳이 수두룩하다. 오피스텔도 지난 4월부터 0.02%대의 미미한 상승세를 타고 있었지만 지난달에는 0.11%나 올랐다.

■재건축·대형 아파트 대신 중소형 아파트로

기존 아파트 시장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지만 DTI규제를 상대적으로 덜 받는 중소형 저가주택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비해 고가 대형 아파트는 대출액이 줄어들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지역 중소형 아파트 69∼99㎡는 DTI 규제 확산에도 가격상승폭이 둔화되지 않고 있다.

전세비중이 낮아 초기자금이 많이 드는 재건축 아파트도 이번 DTI 규제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재건축단지의 경우 지난달 4일 0.22%의 주간 상승률을 나타냈으나 같은 달 25일에는 주간상승률이 0.0%를 보였다. 서울 강동구 재건축단지는 지난달 4일까지만 해도 0.75%의 상승률을 나타냈으나 규제 적용 후부터 하락세를 기록하더니 지난달 25일에는 0.12% 하락했다.

■분양권 투자 늘면서 분양권 가격 급등

분양권시장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DTI 규제 전까지만 해도 전문 중개업자와 떴다방 업자들을 중심으로 분양권이 거래됐지만 DTI 규제에 따른 후광효과로 실수요자들도 과감히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분양권을 매입해 단기간에 일정 수익을 챙기고 빠지는 ‘단타 투자’까지 활개를 치고 있다.

분양권 거래가 활발한 서울 용산구 효창동 효창파크 푸르지오는 한 달 새 웃돈이 1500만원 이상 올랐다. 이 아파트 77㎡는 분양가가 4억1900만원이었지만 지난 6월 4억6900만원까지 오른 후 지난달에는 4억8650만원까지 오른 상태다.

경기 광명시 하안동 두산(주가,차트)위브트레지움 115㎡도 4억4252만원에 분양됐지만 지난 6월 4억8500만원으로 4000만원 이상 올랐다가 지난달 5억1500만원으로 초기 분양가 대비 6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었다.

■법원경매 신건낙찰 늘고 낙찰가율도 상승

DTI 규제로부터 자유로는 법원 경매 시장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유찰 없이 낙찰되는 ‘신건 낙찰’이나 경매 시작 가격보다 높게 낙찰되는 고가 낙찰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8월 30건이던 신건 낙찰 건수는 지난달 말 50건까지 급증했다.

최근 법원경매에 나온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아파트 12동 3층 305호는 14억원에 경매시장에 나왔으나 16억1555만5000원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15%에 달했다. 반포동 반포주공아파트 94동 511호는 28억원에 경매시장에 나왔으나 1회 유찰돼 80% 가격인 22억4000만원에 경매를 진행했으나 이보다 높은 25억1000만원에 고가 낙찰되기도 했다.

지지옥션의 강은 팀장은 “경매 시장은 전통적으로 지금이 비수기인 데도 기존 아파트 시장에 비해 자금 마련이 쉽다는 측면이 부각되면서 고가 낙찰이나 신건 낙찰 사례가 더욱 늘고 있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김성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