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크기(주택형)는 단순화되고
평면(내부 구조)은 다양해졌다. 요즘 분양되는 새 아파트의 특징이다.
종전에는 보통 한 단지에 전용 33㎡대부터 168㎡대까지 6~7개 주택형이 있었다. 평면은 주택형당 많아야 2~3개 정도였다. 그러나 요즘 단지들은 주택형이 2~3개로 줄어든 반면
평면 수는 두 배 이상 늘었다.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박사는 “주택
소비자들이 집을 고를 때 크기가 아니라 구조를 중시하는 현상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평면이 분화하면서
특정 수요만을 위한 상품이 나오는 것도 최근의 트렌드다.
같은 크기라도 평면은 다양하게동보주택건설이 21일 인천 영종지구에서 청약신청을 받는 동보노빌리티는 주택형이 전용 84㎡ 뿐이다. 하지만 방·거실 배치 등이
모두 다른 10개의 평면이 제시됐다.
같은 곳의 한양수자인도 전용 59㎡ 단일 주택형이지만 평면은 7개나 된다. 또
벽산건설이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분양한 벽산블루밍(전용 59·84·114㎡) 전용 84㎡에는 5
개 평면이 있다. 동보주택건설 강진원 전무는 “수요가 많은 전용 84㎡형에 집중하면서 주택 수요자들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평면을 세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대형(전용 85㎡ 초과)이 많이 줄었다. 현대건설이 서울 광진구에서 20일 청약접수를 받는 광장힐스테이트는 중대형 주택형이 전용 130㎡ 1개뿐이다. 대신
평면은 3개다. 권오진 분양소장은 “중대형은 최소화하는 대신
평면 종류를 늘려 좋아하는 물건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는 핵가족화 등으로
중대형 수요가 감소한 데다 주택 수요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진 때문이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건설사가 수요자의 생각을 먼저 읽고 먼저 대응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게끔 시장 환경이 바뀐 게 평면 세분화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조망권이 강조되면서 탑상형(타워형) 아파트가 부쩍 늘어난 점도 있다.
대림산업 설계팀 김상윤 과장은 “구조적으로 다양한 평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탑상형 아파트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선택의 폭은 더 넓어져평면의 가짓수만 많아진 게 아니라 특정 수요만을 위한 맞춤형 평면도 잇따른다. 인천공항 직원 등 임차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 영종지구의 한양수자인에는
집의 절반을 세놓게 만든 평면이 선보였다.
현관을 중심으로 거실·방·주방을 양쪽에 각각 하나씩 배치한 것이다. 가족 수가 많지 않다면 직접 살면서 임대할 수도 있고,
한 집을 2가구에 각각 세를 줄 수도 있다. 부산 금정구 장전동 벽산블루밍 전용 132㎡에도 이런 평면이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59㎡는 자녀가 없는
젊은 부부 등을 위해 방을 1개만 만들었다. 대전 파렌하이트 전용 84㎡는 일반적인 구조(방 3개)와는 달리 방이
2개다. 그 덕에
거실이 넓어져 자녀들이 분가한 중·장년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전업 주부를 위해
주방 쪽에 별도 공간(방)을 만들기도 한다. 김포 한강신도시 한양수자인 전용 84㎡와 남양주 별내지구 쌍용예가 전용 101㎡가 대표적인 경우다.
평면이 다양해진 만큼 가족 구성원이나 수, 생활 패턴 등을 좀 더 꼼꼼히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한아름주택 강주택 사장은 “특수계층용 평면은 희소가치가 돋보이나 수요층이 폭넓지 않으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