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싱글족이 뜬다

2009. 10. 26. 09:55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싱글족의 진화’…파워 싱글족이 뜬다
의ㆍ식ㆍ주 등 일상생활을 최대한 간소하게 해결하던 싱글족이 진화하고 있다. ‘부러우면 진다’는 유행어처럼 솔로로 생활하면서도 남부럽지 않은 의ㆍ식ㆍ주 수준을 지키는 싱글족이 늘어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상품 판매 동향을 통해 싱글족의 달라지는 소비 트렌드를 들여다봤다.

레토르트 음식 ‘No’, 소용량 식재료 ‘Yes’=전자레인지에서 데우기만 하면 요리가 완성되는 레토르트 음식은 대표적인 싱글족 타깃의 상품이다.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싱글족도 레토르트 음식을 멀리하는 대신 신선한 식재료를 구입해 직접 요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 즉석카레, 즉석짜장, 햇반 등 레토르트 상품과 라면, 햄, 소시지 등 인스턴트 식품매출은 제자리걸음이다. 반면 살치살 50g, 등심 다짐육 60g, 고등어 반마리, 무 1/4조각, 양배추 1/4조각 등의 소용량 신선 식재료의 판매는 27%가량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이에 맞춰 점포별로 한우, 생선, 야채 등을 한번 요리하기에 알맞은 크기로 작게 포장한 소용량 상품의 비중을 키우고 있다. 싱글족 고객 비중이 높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신촌점의 경우 식품매장 내 소용량 신선식품 취급 품목을 연초 100여개에서 170?180개로 확대했다.

주물로 제작한 조리기구도 덩달아 인기다. 전통 조리기구는 알루미늄 제품이 인기가 많았지만, 최근엔 주물 제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테팔, 드부이에, 르크루제 등 주물 조리기구는 올 들어 매출이 40%가량 급증했다.

▶토스트기 대신 에스프레소 머신 구입도 ‘척척’=싱글족은 고급 가전제품도 주저없이 구입하고 있다. 과거엔 전자레인지, 커피포트, 토스트기 등 기본적인 주방가전을 많이 샀던 싱글족이 요즘엔 쾌적하고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로봇청소기, 야채살균기, 에스프레소 머신 등 고가품에 선뜻 지갑을 열고 있다.


싱글족의 가전용품 구매가 늘면서 올 들어 현대백화점 미혼 고객의 가전제품 매출은 24%가량 증가했다. 특히 자기를 위한 소비가 강한 싱글족은 커피 등 기호식품에 대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커피전문점에서 한 잔에 4000?5000원 하는 커피를 마시다 보면 한 달에 15만?30만원가량을 지출하기 때문에 아예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입해 비용을 절약하는 경우도 많다.

김규태 현대백화점 가전담당은 “기혼 고객들과 달리 싱글족은 자기를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편”이라며 “이 같은 소비 성향으로 프리미엄 가전을 찾는 싱글족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