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1~4호선 사업’ 억대 수뢰 메트로 직원 등 수사

2009. 11. 11. 18:24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출근시간도 작업… 발암물질 ‘둥둥’

경찰, ‘1~4호선 사업’ 억대 수뢰 메트로 직원 등 수사

채현식기자 hschae@munhwa.com


별다른 안전조치도 없이 발암물질인 석면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인 서울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개찰구를 11일 오전 시민들이 통행하고 있다. 신창섭기자
‘서울시민의 발’인 지하철 역사 일부에서 안전장치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발암물질인 석면 제거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11일 드러났다. 서울메트로 측은 “공사는 승객이 없는 새벽시간에만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문화일보 확인 결과 일부 역사에서는 승객들이 드나드는 시간대에도 버젓이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이날 서울지하철 1~4호선 일부 역사에서 진행 중인 ‘역사 내 환경개선 공사’ 과정에서 석면 철거업체가 안전설비 등을 갖추지 않은 채 작업할 수 있도록 눈감아 주고 업체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중 뇌물수수)로 서울메트로 직원 1명, 서울메트로노조 관계자 1명, 해당 철거업체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메트로 직원은 지난 2007년 7월부터 2009년 말까지 2호선 낙성대역, 3호선 경복궁역 등 9개 지하철 역사 내에서 진행 중인 서울메트로의 ‘역사 내 환경개선 공사’와 관련, 석면 제거 업체로부터 “잘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의 뇌물을 받고 환풍기 등 안전설비를 갖추지 않은 채 진행되는 불법 공사를 묵인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노조 관계자도 이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공사는 각 역사별로 200억원씩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로, 석면 제거 공사에는 역사별로 13억원씩의 예산이 책정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새벽시간에만 작업을 하고 있으며 감독관이 항상 점검하고 있다”면서 “석면 공사와 관련해 완벽하게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화일보 취재 결과 이날 오전 10시가 넘도록 낙성대역 등 일부 역사에선 석면 제거 공사가 계속 진행됐다.

채현식기자 hscha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