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시대는 끝났다"

2009. 11. 24. 05:27C.E.O 경영 자료

"기술의 시대는 끝났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 인터뷰

[조선일보] 2009년 11월 24일(화) 오전 02:51   가| 이메일| 프린트


"요즘 미국 에서는 다이어트용 비타민 생수, 감기예방에 좋은 비타민 생수 같은 상품이 큰 인기입니다. 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이런 제품을 지칭하는 nutriceutical(기능성식품)이라는 단어를 아는 미국인은 거의 없었죠."

지식경제부 주최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융·복합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한 미래학자인 다니엘 핑크는 23일 인터뷰에서 "융·복합 시대에서는 기술로 시장을 독점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다가올 세계는 기술에 기반한 '하이테크(high tech)'가 아닌 '하이콘셉트(hi gh concept)'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현대는 모든 사람이 휴대전화를 가진 '풍부함의 시대'입니다. 돈이 없는 사람도 값싼 중국산 휴대전화를 쓸 수 있죠. 소비자를 이끄는 힘은 이제는 통화 품질 같은 기술이 아니라 디자인과 예술, 감성을 아우르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는 "모두가 융합이라고 하면 기존 산업에 IT(정보통신기술)를 융합하는 것만 얘기하지만 산업과 산업, 개념과 개념을 통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훌루(hulu.com)와 티보(Tivo)의 예를 들었다. 훌루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보고 싶은 TV 프로그램을 재생해서 보는 것을 말하고, 티보란 셋톱 박스에 TV 프로그램을 저장해두었다가 시청자가 보고 싶을 때 보는 서비스이다.

"겉모양은 TV와 인터넷의 결합이지만 실제로는 언제나 우리가 필요한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하는 TV와 북마크(책갈피 기능)의 결합이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입니다."

그는 미래 유망 사업으로 ▲휴대전화 등 이동통신기기 응용프로그램 관련 직업 ▲노령 인구를 위한 건강관리·디자인 관련 직업 ▲중국·인도·브라질의 중산층을 겨냥한 직업을 꼽았다.

그는 "앞으로 다가올 융합의 시대는 우리가 1부터 10까지 계획을 세우면 5쯤 됐을 때 이미 전혀 다른 세계가 돼 있기 때문에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핑크 박사는 "딸 둘, 아들 한 명을 두고 있는데 각자에게 타악연주와 피아노, 발레를 가르치고 있다"며 "예술을 통한 감성이 없다면 대융합 시대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니엘 핑크(Daniel Pink)는

미국 예일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95년부터 1997년까지 당시 앨 고어 미국 부통령의 연설문 등을 총괄하는 수석 대변인으로 일했다. '프리 에이전트 시대가 오고 있다'·'새로운 미래가 온다' 등을 낸 저명한 미래학자이다.

 



[박수찬 기자 soocha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