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꺼내든 부동산 카드..한국은행은 뭘 봤길래

2009. 12. 11. 11:40부동산 정보 자료실

다시 꺼내든 부동산 카드..한국은행은 뭘 봤길래

이데일리 12/10 15:37



- 주택담보대출 다시 증가세..지방광역시 아파트는 여전히 들썩
- `금리인상 멀었다`는 시장에 견제구 던진 것 분석도

"수도권 아닌 지역에서의 주택매매가격은 지난 11월까지도 꾸준히 상승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택담보대출 같은 것도 크게 확산되지는 않았습니다마는 지난 11월까지도 2조원 이상 상당히 큰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알 수가 있습니다." (12월 10일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다시 주택담보대출과 아파트 가격을 이슈로 꺼내들었다. 저금리의 대표적인 폐해로 자산가격 급등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 이 총재였기에 그냥 흘려듣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 총재가 한동안 잠잠하던 부동산 문제를 다시 꺼내어 거론한 이유는 뭘까.

우선 주택담보대출이 소폭이나마 다시 늘어난 것이 첫번째 이유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올해 하반기에 DTI 규제가 시작된 후 지난 11월에 처음으로 반등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이에 대해 "11월 주택담보대출은 사실 좀 의외의 결과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동안 DTI 규제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늘었다. 은행들을 모니터링해봐도 매월 2조원 수준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더라"고 전했다.

그는 "일반 주택담보대출은 DTI규제가 적용되지만 신규분양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 등 집단 대출은 DTI규제를 받지 않는다"면서 현재 분양중인 물량과 앞으로 예정된 물량 등을 감안할 때 주택담보대출은 2조원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추이(모기지론 양도 포함)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은 잠잠해진데 반해 지방 아파트 가격이 들썩거리는 것도 문제다. 지방 광역시의 11월 아파트값 상승률은 0.8%로 10월보다 0.2%포인트 뛰어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주로 부산과 대전이 많이 오르고 있는데 부산은 센텀시티 등의 영향으로 보이고 대전은 택지개발 물량이 줄어들면서 수급이 타이트해진 영향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에 토지보상으로 풀리는 돈이 올해보다 6~7조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부분도 부동산 시장이 안심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 서울과 지방광역시의 최근 아파트값 상승률 추이(전월대비 상승률)

그러나 한국은행 금통위가 이날 내놓은 통화정책결정문에는 부동산 가격과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오름세가 둔화되었다`거나 `전월수준의 증가를 나타냈다`고 비교적 무미건조하게 언급했다. 이성태 총재의 기자회견 멘트가 실제 금통위의 분위기보다 조금 더 나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지난 9월에도 부동산 시장을 향해 강력한 구두개입성 견제구를 날렸던 이 총재의 전력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있는 추측이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이 시장에 대한 경고 성격이 들어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금통위 이후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상반기말이나 3분기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하는 쏠림현상이 생겼다"면서 "미국도 3분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상황에서 시장이 너무 (기준금리 인상시기를)뒤로 물린 측면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