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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주인들 강당 빌려 전세 판촉
주택시장 침체로 집주인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집을 팔려고 내놔도 팔리지 않고 전세도 나가지 않아 발을 동동거리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학교 강당을 빌려 홍보전을 준비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건설사가 전세 세입자에게 수백만원에 달하는 1년치 관리비를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등으로 매매 및 전세 수요가 급감하고 거래도 끊기면서 겨울방학 전에 갈아타기를 준비했던 집주인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주택거래시장이 얼어붙어 집이 팔리지도 않고 전세도 나가지 않아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
이에 따라 아파트 구매자나 전세 입주자를 모셔오기 위해 온갖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대거 미입주 물량이 발생한 한 지역은 주민들이 학교강당을 빌려 판촉활동을 준비하고 있고 잔금을 내지 못하는 입주자들을 위해 건설사가 직접 전세 입주자를 물색해 주기도 한다.
경기 남양주 진접택지지구 입주자 연합회는 인근 학교의 강당을 임대해 팔리지 않은 아파트나 적체된 전세 물량을 해소하기 위한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회 관계자는 “내년 1월 남양주 북부지역을 연결하는 국도 47번과 86번이 개통되는 시점에 맞춰 판촉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접택지지구는 센트레빌시티 1단지 등 지난 10월 이후 12월까지 입주물량만 무려 2818가구가 쏟아져 나왔다.
경기도 고양2지구 풍림아파트 분양사무소는 잔금을 내지 못한 계약자들에게 전세입주자를 알선해주고 있다. 만약 전세입주자를 구하지 못하면 분양받은 사람은 잔금 마련을 위해 아파트를 팔고 다시 전셋집을 찾아야 할 처지다.
남양주시 진접지구 ‘신영지웰’은 아예 텅 빈 아파트 단지를 보다 못해 전세 세입자에게 수백만원에 달하는 아파트 관리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125㎡ 전세 세입자는 입주가 결정되면 300만원, 가장 큰 면적인 194㎡는 500만원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
■45%나 싸다는 ‘허위 급매물’도 등장
주택시장에 허위 급매물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 지난 9월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한 이후 주택거래가 실종되면서 실수요자를 유혹하는 허위의 '미끼 매물'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14일 한 부동산정보업체 인터넷 홈페이지의 초급매물 등록 게시판. 맨 앞에 등록된 경기 분당신도시 정자동 상록마을라이프 128㎡ 매물에 빨간색으로 '44%↓' 표시가 반짝인다. 시세보다 45%나 싸다는 이야기다. 이 게시판에는 시세 대비 20∼30% 저렴하다고 알리는 초급매물이 100여개나 등록돼 있다.
국내 유명 생활정보지 서울 강남지역 인터넷판에도 이 지역 매물만 1900여개나 등록돼 있다. 이 중 논현동 e편한세상 165㎡가 '급급매'로 8억3000만원에 올라있다. 이 아파트는 2005년 준공된 비교적 새 아파트로 분양가(8억4000만원)는 물론 국민은행 KB시세(평균 9억1000만원)보다 훨씬 싸다.
내집마련정보사 초급매물거래센터 이영진 차장은 "올해 상반기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면서 6월 이후 급매물이 사라진 적도 있었지만 11월 이후 다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최근 한 달간 등록 매물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급매물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실수요자가 연락하면 '이미 나갔다'며 다른 매물을 소개하는 경우가 흔하다. 인터넷에 있는 매물은 '미끼 매물'이거나 '허위 매물'인 셈이다.
경매 물건이 급매물로 둔갑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최근 강남지역 생활정보지에 나온 강남구 청담동 휴먼스타빌아파트 72㎡는 '급급매물'로 분류돼 국민은행 KB시세(평균가격 3억1000만원)보다 저렴한 2억4000만원에 올라 있다. 하지만 해당 중개업소에 확인한 결과 이 매물은 경매 물건이었다. 현재 법원에서 입찰을 진행하고 있는데 원할 경우 입찰대행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경매 물건이 급매물로 둔갑한 대표적인 사례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