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슈퍼섬유 ‘아라미드’ 美·日독주 깬다

2009. 12. 28. 10:21세계 아이디어 상품

한국판 슈퍼섬유 ‘아라미드’ 美·日독주 깬다

[파이낸셜뉴스] 2009년 12월 28일(월) 오전 07:40   가| 이메일| 프린트



국내 주요 화학섬유 업체들이 아라미드 시장에 대거 진출하면서 국내 슈퍼섬유 산업 경쟁력도 제고될 전망이다.

패션 섬유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선진국 섬유기업들은 이미 아라미드 섬유를 비롯한 각종 신섬유 생산에 매달려왔다.

코오롱의 소규모 생산체제에 머물렀던 국내 화섬업계가 웅진케미칼을 비롯한 대기업들의 동시다발적 대규모 투자 단행이 한국 섬유업계를 글로벌 시장 지배자 지위로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이에 고부가가치 블루오션 시장으로 급부상중인 아라미드 시장에서 90%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듀폰과 일본 데이진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거센 반격도 예고되고 있다.

■국내 아라미드 4강 구도

지금까지 국내에서 아라미드 섬유 생산설비를 갖춘 곳은 코오롱이 유일했다. 코오롱의 아라미드 섬유 생산 구축은 세계에서 3번째에 달할 만큼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가운데 웅진케미칼이 전격적으로 아라미드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아리미드 시장도 4강 체제를 구성하게 됐다.

웅진케미칼은 최근 사업 체질을 고기능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중이다. 원사 직물 등 섬유 사업을 갖추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알려진 아라미드 섬유 사업으로 섬유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 실제로 이 회사는 화학·소재 영역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중이다.

일단 기업별로 밝힌 연산 규모를 기준으로 순위를 살펴보면 코오롱이 총 8000t 규모로 업계 1위를 달릴 전망이다. 웅진케미칼은 2011년까지 총 3000t 규모로 2위 생산력을 갖추게 된다. 뒤를 이어 효성이 1000t, 휴비스가 500t으로 4강 그룹을 구성하게 된다.

국내 총 생산 규모를 기준으로 올해까지 2000t에 불과했던 것이 총 1만2500t의 아라미드 생산체제로 급성장하게 되는 셈이다.

국내 기업들의 아라미드 시장 진출은 오랜 연구개발과 치밀한 중장기 투자계획에 따라 이뤄졌다.

효성은 5년 전부터 아라미드 소재 개발을 위한 ‘S-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사업성을 검토해왔다. 의류용 섬유사업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아라미드 및 탄소섬유 등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신섬유 개발에 주력키로 한 것. 효성의 세계 1위 제품인 스판덱스에 이어 또 하나의 일류 상품을 만들겠다는 경영진의 의지도 작용했다.

코오롱은 지난 2005년 9월 파라계 아라미드 섬유 개발에 성공하고 2006년부터 ‘헤라크론’이라는 제품명으로 연간 2000t 규모의 아라미드를 국내외에 판매하고 있다.

휴비스도 최근 3년간의 자체 연구개발(R&D) 과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들어가게 됐다. 휴비스는 슈퍼섬유에 속하는 아라미드, 친환경 섬유 개발 및 상용화를 통해 회사 주력 사업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고부가 슈퍼섬유 시장 잡아라

슈퍼섬유는 통상 아라미드 섬유와 탄소섬유를 뜻한다. 차세대 주요 산업소재로 사용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수익성이 매우 높아 미국, 일본, 유럽 기업들이 이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일단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아라미드 섬유 양산체제를 구축해 슈퍼섬유 시장 장악을 위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다.

분자구조에 따라 강철보다 5배 더 질긴 고강도 성질의 파라계와 섭씨 500도의 열을 견디는 초내열 성질의 메타계로 나뉘는 전 세계 아라미드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6만t에 달한다. 금액으로는 5조원 규모다. 2011년에는 7조원대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파라계와 메타계 시장 비중은 7대 3 정도다. 미국 듀폰과 일본 데이진이 각각 연간 2만8000t, 2만5000t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전 세계 아라미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기존에 일반 섬유나 철강 등의 소재로 만들어졌던 제품들이 고강도·초내열·저중량의 장점을 갖춘 슈퍼섬유로 전격 대체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아라미드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그러나 내년 말 국내 업체들의 총 생산규모가 1만2500t으로 늘어나면서 세계 시장 공급자 지위도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아라미드 증설이 시장 상황에 맞게 진행되는 동시에 슈퍼섬유의 주요 제품인 탄소섬유에 대한 투자와 규모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섬유산업계 관계자는 “아라미드 섬유는 기술 수준이 높아 신규 업체의 진입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한국기업들의 이 시장 진출의 의미가 크다”면서 “더구나 아리미드 섬유로 대체하려는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체계적인 증설 계획으로 시장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