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광로에 불씨넣은 정몽구 회장, 목이 메다

2010. 1. 6. 09:18분야별 성공 스토리

용광로에 불씨넣은 정몽구 회장, 목이 메다
[이데일리] 2010년 01월 05일(화) 오후 03:02
[당진= 이데일리 윤종성기자] 5일 오전 9시50분. 행사 시각보다 10분 앞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들어섰다. 현대제철(004020) 일관제철소 제1 고로 화입식 행사장이다.

정 회장 얼굴엔 긴장한 건지, 흥분한 건지 모를 기색이 엿보였다. 일관제철소 가동은 그의 숙원이었다.

간단한 식순을 마치고 시작된 정 회장의 기념사. 정 회장은 중간중간에 "땀과 열정을 바쳐", "매우 의미있고 뜻깊은" 등의 단어를 써가며, 일관제철소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기념사를 하던 중 감정이 벅차올라 2~3차례 말문이 막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그렇게 감개무량해 하는 회장님의 얼굴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기념사를 끝낸 정 회장은 고로의 엔지니어링을 주관한 폴워스(Paul Wurth)사 마크 솔비(Mark Solvi) 사장과 함께 단상 옆 통로를 따라 고로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두 명의 성화 봉송주자가 들어섰다. 성화는 앞서 당진 제철소 내 8개 공장을 돌았다. 정 회장은 이들에게서 성화를 건네 받고는 1고로의 첫 불을 당기는 불씨를 고로 깊숙히 집어넣었다.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5일 현대제철 당진 일관제철소 제1고로 화입식에서 화입을 하고 있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600여명의 내외빈과 임직원들은 떠나갈 듯 함성을 질렀다. 이 때가 돼서야 정 회장은 내외빈에게 손을 흔들며, 행사 시작 후 처음으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였다.

정 회장의 일관제철소에 대한 애착은 각별했다. 기록적인 폭설에도 화입식 하루 전날인 4일 오후 1시에 당진에 도착했다. 그는 사업장 구석구석을 일일이 살펴보며 막바지 점검을 했다.

박승화 현대제철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제철사업에 대한 의지는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업에 대한 의지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단순히 수익을 올리기 위한 사업이 아니라, 국가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국책사업이라는 점을 정 회장이 수차례 강조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