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요통환자를 위한 목욕의 기술

2010. 1. 29. 17:38생활의 지혜

매서운 바람이 부는 겨울이 되면 목욕탕, 찜질방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따뜻한 물에서 긴장을 풀고 스트레스를 떨칠 수 있으며, 굳어있던 척추, 관절이 풀어져 몸도 한결 개운해진다. 이런 이유로 요통환자들은 겨울철 목욕을 즐겨한다. 요통은 겨울철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목욕, 찜질로 통증을 줄일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이럴 때 무턱대고 목욕을 하는 것보다 몇 가지 점에 주의하면 병원에서 받는 ‘물리치료’와도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요통환자들을 위한 겨울철 목욕법에 대해 알아본다.

요통환자, 겨울목욕 이렇게 하라

▶ 목욕 전엔 물 한잔, YES! 목욕 후 커피나 담배, NO!

우리 몸의 하루 수분 배설량은 2.5L정도다. 따라서 배출되는 만큼의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목욕하기 전 물이나 우유를 한 컵 정도 미리 마셔주면 목욕 시 빠져나가는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목욕 후 커피, 담배는 피하는 것이 좋다. 목욕 후 습관적으로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태우는 경우가 있다. 흡연은 척추의 혈액순환을 방해해 디스크의 변형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뼈로 가는 무기질의 흡수를 방해해 척추의 퇴행성을 촉진시킨다. 커피도 뼈에서 칼슘을 빠져나가게 하므로 디스크나 인대 등이 손상받을 수 있다.

▶ 36~40℃물에 30분 정도 입욕한다.

35~36℃의 물은 우리 체온과 비슷해 가장 편안한 목욕을 할 수 있다. 이보다 약간 따뜻한 40℃까지는 부교감 신경을 자극해 긴장을 약간 해소하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뜨거운 물속에 일정 시간 이상 머물러 있으면 오히려 근육이 과도하게 이완돼 더욱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허리와 골반 주위에 있는 인대들이 이완되면 허리뼈가 비뚤어지기 쉬우며, 그 사이의 디스크가 밀려 부어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입욕 시간도 한 번에 30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 머리는 서서 감는다.

머리를 감을 때는 인위적으로 허리를 숙이는 자세가 필수다. 하지만 요통 환자가 머리를 감을 때 허리에 더욱 무리가 가 염증물질을 더 나오게 해 통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머리 감는 시간이 평균 5분 이상으로 길어 요통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머리는 샤워기를 이용해 선 채로 감는 것이 좋다.

▶ 목욕 후 마사지를 받지 않는다.

목욕 전 뜨거운 물속에서 몸을 불렸다면 이미 인대, 근육이 이완되어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마사지사가 인위적으로 인대, 근육에 힘을 가한다면 허리에 쉽게 손상을 줄 수 있다. 굳이 요통환자가 아니라도 허리를 압박하는 많이 가하는 마사지법은 좋지 않다. 특히 체중을 이용해 허리 주변을 누르는 방법, 몸을 비틀게 하는 방법 등은 허리에 큰 무리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정형외과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 목욕 후에는 체온유지에 신경 쓴다.

목욕을 마치고 집으로 이동할 때도 체온 유지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갑작스레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돼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혈액순환 장애가 일어나면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액공급이 저하되고 관절 주위의 피부 근육이나 힘줄에 분포되는 혈액순환 역시 저하된다.

이 같은 혈액순환 및 공급 저하로 인해 근육과 인대가 수축되면서 우리 몸은 열량 소모를 최소화 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몸의 변화는 관절염의 통증을 증가시킨다. 또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액막과 연골조직도 기온이 떨어지면 유연성을 잃고 뻣뻣해져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집 근처 목욕탕을 가더라도 보온에 신경 써 옷을 따뜻하게 입고 가는 것이 좋다.

<도움말=고도일 고도일병원 원장>

/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baejy@chosun.com

  • 2010.01.29 09:25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