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카메라·세탁기까지, 너도나도 Wi-Fi

2010. 2. 24. 09:09C.E.O 경영 자료

전자책·카메라·세탁기까지, 너도나도 Wi-Fi

2010년 02월 23일 (화) 03:48   중앙일보


[중앙일보 문병주]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과 PC치고 와이파이(Wi-Fi) 기능이 없는 제품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무선접속장치(AP)가 설치된 곳의 일정 거리 안에서 초고속인터넷을 할 수 있는 근거리통신망 와이파이가 통신 영역에서 필수 기능이 된 것이다. 최근에는 이 기능이 컴퓨터 주변기기와 전자사전·카메라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의 ‘해외 사례를 통해 본 와이파이 활용전략’ 보고서는 ‘와이파이의 쓰임새가 통신 이외의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신규수익을 만들어내는 수단으로 진화화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까지 간편하게 다운로드

와이파이를 가장 활발히 적용하는 정보기술(IT) 기기는 뭐니 뭐니 해도 e-북(전자책)이다. 콘텐트를 내려받으려면 일일이 PC에 연결해야 했지만 이제는 외출 중에도 무선접속장치가 설치된 곳에서 콘텐트를 받아 저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e-북 신제품 ‘SNE-60’과 ‘SNE-60K’를 선보였다. SNE-60 시리즈는 교보문고와 기타 콘텐트몰의 연동이 가능한 제품이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무선네트워크 기능으로 교보문고 등에서 e-북 콘텐트를 일반 책의 50~60% 수준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또 제휴 신문의 내용이 매일 아침 자동으로 다운로드되도록 설정해 놓거나 원하는 기사를 스크랩해 따로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SNE-60K는 교보문고의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된다. 아이리버도 다음 달 e-북 단말기에 와이파이를 탑재한 신제품 ‘스토리’를 출시한다. 이상원 마케팅부장은 “국내외 전자책 단말기를 통틀어 가장 많은 데이터 포맷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나 공공 도서관에서 제공되는 대부분의 디지털 콘텐트를 별도의 변환 과정 없이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와이파이를 탑재한 e-북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와이파이 날개 단 전자제품

‘닌텐도 DS Lite’ 게임기를 이용하면 무선 기능을 통해 별도 케이블 없이 주변 사용자와 채팅이나 대전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닌텐도 와이파이 커넥션 기능으로 세계 각국의 닌텐도 DS나 위(Wii) 유저들과 게임을 할 수 있다. 또 무선 게임 셰어링 기능이 있어 게임에 따라 그룹 내 한 명만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으면 모두 같은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닌텐도 DS 전용 ‘마리오와 소닉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때마침 열기가 뜨거운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의 공식 라이선스 제품이다. 피겨 스케이팅과 봅슬레이·아이스하키·컬링 등 총 16종목의 경기가 수록돼 있다. 와이파이 커넥션을 이용하면 전 세계에서 이 게임에 참여하는 플레이어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의 ‘VLUU WINK ST100’ 카메라는 세 가지 무선 기능을 내장했다. 삼성전자의 신영준 차장은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나 개인 블로그에 콘텐트를 공유하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블루투스2.0·와이파이 등의 무선 연결 기능을 내장해 언제 어디서나 사진을 공유하고 전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 등의 웹 지도 서비스와 연동해 촬영장소를 지도상에 표시할 수 있어 ‘나만의 여행지도나 맛집 지도’를 만들고, 유튜브에 동영상을 전송할 수도 있다.

독일 가전회사 밀레는 가정의 생활주방가전 제품 정보가 등록된 ‘Miele@home 컨트롤 장치’의 와이파이 기능을 통해 외부에서도 휴대전화나 PC로 제품을 작동시키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드럼세탁기·의류건조기·식기세척기·전기오븐 등 여덟 가지 주방가전 제품에 적용돼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말 출시한 잉크젯 프린터 3종(모델명 LIP3370, 3310, 3320)에도 와이파이 기능이 들어 있다.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 여러 대의 PC와 연동해 인쇄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와이파이로 방 안의 PC와 연결해 거실에서 영상 등을 감상하는 네트워크 플레이어 ‘BD590’을 선보였다.

문병주 기자

와이파이 존(Wi-Fi Zone)=인증 절차를 거치거나 보안이 설정돼 있지 않을 경우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노트북·인터넷(VoIP)·게임기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구역. 대학교와 공공도서관을 비롯해 스타벅스 등 카페·레스토랑, 관공서·백화점·마트·금융회사 점포 등에서 도입을 늘리고 있다.

▶문병주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byung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