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중년 모델’이 뜬다

2010. 3. 2. 09:09생활의 지혜

화장품 ‘중년 모델’이 뜬다

 김주현 기자 amicus@kyunghyang.com

 

ㆍ자연스러운 美 잘 표현… 30~40대 앞다퉈 기용

한율 모델 이미연

올 들어 화장품 업계에 40세 안팎의 ‘중년’ 모델 기용이 늘고 있다. ‘골드 미스’가 늘면서 나이 든 여성들이 따라갈 수 없는 젊은 세대의 아름다움보다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눈을 돌리는 세태를 반영한 것이다. 또 세월의 흔적이 비껴간 듯 여전한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불혹의 모델들은 기능성이 강조되는 요즘 화장품 트렌드와도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28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미샤화장품은 최근 김혜수(40)와 전속모델 재계약을 했다. 봄 시즌을 앞두고 화장품 업계에서 모델 교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김혜수만한 ‘아이콘’을 찾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김혜수가 2009년부터 다양한 인기상품을 만들며 브랜드 신뢰도나 매출에 큰 영향을 줬다”며 “광고에서 보여주는 건강하고 탄력 넘치는 피부 덕에 비비크림의 경우 출시 3주 만에 7만개가 팔리는 등 ‘김혜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샤 모델 김혜수

아모레퍼시픽의 한방 화장품 브랜드 한율도 새 모델로 배우 이미연(39)을 발탁했다. 회사 관계자는 “우윳빛 피부를 내세워 ‘뷰티 아이콘’으로 꼽히는 이미연이 브랜드 콘셉트와 잘 어울린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대하 드라마 <거상>에서 주인공 김만덕 역을 맡은 이미연은 3월부터 ‘한율 고결 미백’ 캠페인을 시작으로 한국적인 여성의 미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랑콤은 올해 모델로 고현정(39)을 택했다. 평소 ‘피부 미인’으로 유명한 고현정은 랑콤과 가장 잘 어울리는 여배우를 묻는 설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랑콤은 고현정이 지난해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로 열연하며 당당한 아름다움과 카리스마를 선보여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제격이라고 보고 있다.

랑콤 모델 고현정

카무 카무도 올 1월 엄마가 된 이승연(42)과 1년간 전속모델 계약을 맺었다. 소속사 측은 “이승연이 30~40대 여성에게 영향력 있는 연예인으로 뽑힌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LG생활건강은 이영애(39)를 5년째 화장품 더후의 전속 모델로 쓰고 있다. 올해 초에는 중년 여성을 타깃으로 한 태반화장품 ‘이자녹스 테르비나’가 ‘동안 배우’ 오연수(39)를 발탁했다. SK-II도 수년째 김희애(43)를 모델로 쓰고 있다.

미샤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아름답기만 한 모델보다는 원숙미와 카리스마를 겸비한 모델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안티에이징, 줄기세포 등과 같은 기능성 화장품의 기능은 젊고 건강한 40대 여배우가 잘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