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물 6억t 품고있다

2010. 3. 4. 09:22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달, 물 6억t 품고있다
[동아일보] 2010년 03월 04일(목) 오전 03:00

[동아일보] NASA “분화구 속 얼음형태 존재”
우주기지 건설 인류계획 탄력

달에 우주기지를 건설하려는 인류 계획이 한층 가까워졌다. 달이 얼음 형태의 물을 자그마치 6억 t이나 머금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일 “달 북극의 분화구들이 물을 얼음 형태로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같은 사실은 인도가 2008년 쏘아 올린 달 궤도탐사 무인우주탐사선 찬드라얀-1호(산스크리트어로 ‘달을 여행하는 배’라는 뜻)에 실린 NASA의 레이더 Mini-SAR가 수집한 영상 자료 및 각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얼음은 달 북극에 있는 직경 2∼9km의 분화구 40여 개에서 발견됐다. 달 북극은 태양빛이 닿지 않아 ‘영구적인 밤’만 계속된다. 지난해 11월 NASA가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한다고 최초로 확인한 달 남극도 마찬가지 조건이다.

Mini-SAR 레이더 실험의 책임연구자인 ‘휴스턴 달과 행성 연구소’ 폴 스푸디스 박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발견은 달에서 물의 생성, 이동, 퇴적, 보존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가리킨다”며 “이로써 달은 상상하던 것보다 더 흥미롭고 매력적인 과학 탐사와 실험의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달에 우주기지를 건설하려는 계획이 이번 발견으로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주전문 뉴스 웹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은 2일 “얼음은 녹여서 식음료로 쓸 수 있거나 분해하면 수소는 로켓연료로, 산소는 우주비행사의 호흡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우주기지에서 인간이 상주하면서 연료와 산소를 자체적으로 보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셈이다.

그러나 NASA가 얼음 탐사를 위해 당장 달에 유인우주선을 쏘아 올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재정적자 감축의 일환으로 2020년까지 달에 유인우주기지를 건설한다는 NASA의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미 일간지 뉴욕데일리뉴스는 2일 “이번 달 얼음 발견이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에 변화를 가져올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