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도 경영도 이젠 세계가 배운다

2010. 3. 16. 08:32C.E.O 경영 자료

제품도 경영도 이젠 세계가 배운다

[중앙일보] 2010년 03월 16일(화) 오전 00:00   가| 이메일| 프린트

[중앙일보 강병철]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빨리 미국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의 시의적절한 재정·외환·금융 정책의 덕도 크지만 실제 현장에서 뛰고있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그만큼 뛰어났기 때문이다. 위기의 와중에서도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 등 주요 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늘렸고,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어려움을 이겨나갔다. 덕분에 우리 기업이 만든 제품과 추진한 경영 전략은 전세계 기업들이 부러워하는 글로벌 스탠더드로 인정받고 있다.

삼성

삼성그룹은 ‘창조 경영’을 통해 한국 기업의 글로벌 스탠더드화를 선도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136조원의 매출을 올려 미국 휼렛패커드(hp)와 독일 지멘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자회사로 성장했다. 지난해 발광다이오드(LED) TV로 세계 최고급 TV 시장을 석권한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지난달 세계 처음으로 초고해상도(풀HD)급 ‘능동형 3차원(3D) LED TV’를 내놓았다. 3D용으로 제작되지 않은 2D 영상도 3D 효과를 느낄 수 있도록 전환하는 기능이 있다. 6월 남아공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벌어질 3D TV 글로벌 전쟁에서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그룹은 지난해 현대차·기아차·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가 모두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미국 소비자 조사기관인 JD파워에서 실시한 신차 품질 조사에서 현대차가 일반 브랜드 부문 1위에 올랐다. 덕분에 현대차의 철저한 품질 관리에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도요타 리콜 사태 속에서 단순히 반사이익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품질 경영’을 앞세워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기존의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함께 지난달 준공한 기아차 조지아 공장을 통해 자동차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한국차의 우수성을 뽐낼 태세다.

LG

LG그룹은 올해 매출 목표(135조원)의 75% 이상을 해외에서 올려 해외 매출 100조원을 돌파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발판으로 2012년에는 미국·중국 등 세계 15개 주요 국가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전자는 냉장고와 세탁기를 2012년까지 세계 1위에 올려 그룹 간판 기업의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도 대형 액정화면(LCD) 패널 시장에서 세계 1위의 자리를 굳건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LG화학은 하이브리드·전기 자동차용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매진해 한국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을 목표다.

SK

SK그룹의 올해 경영 화두는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을 찾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모든 임직원은 밥 지을 솥을 깨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히는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각오로 일하고 있다. 현재 16개국 33개 광구에서 자원개발을 하고 SK에너지는 ‘그린 에너지’ 개발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이 높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청정 석탄에너지, 이산화탄소로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드는 ‘그린 폴’이 중점 분야다. ‘알파라이징(alpharising)’이란 신조어를 만든 SK텔레콤은 초단위 요금체계를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포스코

포스코는 세계 유명 펀드 매니저와 투자자가 가장 좋아하는 철강 기업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도 포스코 주식 395만 주를 보유할 정도다. 세계적 철강 전문 분석기관인 WSD는 지난달 ‘2010년 철강사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포스코를 꼽았다. 포스코는 원료 확보 부문을 제외하고 생산 규모, 기술력, 수익성, 원가 절감 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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