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레이더도 없는데 뭘 쫓았나? 천안함 ‘의문의 26일 밤’
2010. 3. 30. 23:43ㆍ이슈 뉴스스크랩
<천안함 침몰- ‘의문의 26일 밤’> 대공레이더도 없는데 뭘 쫓았나? 천안함 ‘의문의 26일 밤’ |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 |
해군 초계함(PCC) 천안함이 침몰하기 시작한 26일 밤을 전후해 백령도 해상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이번 사태 원인 규명의 열쇠는 천안함 인근에서 통상 항로를 이탈해 모종의 ‘작전’을 수행중이던 속초함이 당일 오후 11시쯤 76㎜ 주포를 5분간 쏜 대상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취재 결과 속초함 등 해군 PCC는 대공레이더를 장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합참의 ‘새떼 발포’ 주장은 이해할 수 없는 일로 점차 드러나는 분위기다. 의혹투성이인 26일 밤 천안함과 속초함, 그리고 이들 전함들이 추적한 ‘미상의 물체’의 행적을 따라잡아 본다. ① 대공레이더도 없는데 뭘 쫓았나? 당시 천안함과 함께 임무 수행을 했던 속초함이 레이더(대수상레이더)로 추적한 ‘미상의 물체’가 무엇인지가 의혹을 풀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PCC가 탑재된 레이더는 두 가지다. 하나는 ‘대수상 레이더’, 다른 하나는 ‘사격통제 레이더’다. 대수상레이더는 대공 정탐 기능은 전무하다. 사격통제레이더 역시 함포사격시 배가 흔들려도 사격목표를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레이더로 ‘새떼 식별’과는 무관하다. 즉 이들 두 레이더는 함정이나 잠수함(잠수정)을 추적할 뿐 대공탐지 능력은 전무하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천안함이 폭발해 두 동강이 나기 전후 이들 PCC들이 밤새 레이더로 추적했던 것은 새떼였다는 해명은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② 초계함 2척이 함께 통상항로 이탈? 침몰된 천안함이 26일 밤 통상적인 항로를 벗어나 사고해역에서 벌이던 ‘작전’이 무엇인지에 대해 군 당국이 명확히 밝히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천안함의 함미(배꼬리)는 백령도 연화리 서남쪽 2.4㎞지점에서 발견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인 김학송 의원과 해군 현역·예비역들에 따르면 이 지역은 평소 초계함이 다니지 않고 고속정이 다니는 항로였다. 통상 고속정은 내해를, 초계함은 외해를 경비한다. PCC는 2척의 고속정과 한조를 이루며 고속정의 후방에서 대기한다. 두척의 PCC가 야간에, 그것도 수심 30m의 얕은 수심인 데다 백령도에서 1~2㎞ 떨어진 근해에 접근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 초계함이 그것도 한꺼번에 두 척이 내해에 들어와 있었다는 것은 통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한다는 것이다. ③ 3월말 그것도 야간에 새떼 이동? 통상 PCC는 2척의 고속정과 한조를 이루며 고속정의 후방에서 대기한다. 두 척의 PCC가 야간에, 그것도 30m의 얕은 수심으로 백령도에서 1~2㎞밖에 떨어지지 않은 근해에 접근한 이유는 무엇일까. 야간에 PCC 2척이 백령도 인근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근접해 ‘합동작전’을 펼친 것이 과연 새떼 때문이었을까. 해군 관계자는 “밤새도록 레이더를 쫓아 추격했지만 확인결과 새떼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야간에 PCC 2척이 백령도 인근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근접해 ‘합동작전’을 펼친 것은 분명히 새떼와는 무관하다는 것이 군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하지만 해군과 합참 측은 “밤새도록 레이더를 쫓아 추격했지만 확인 결과 새떼였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3월 말에 그것도 야간에 새떼가 이동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④ 식별안된 미상물체에 주포 발사? PCC에서 근무한 한 예비역 장교는 2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야간에 접경지역에서 PCC가 식별 안된 미상의 물체에 주포를 발사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예비역은 “그것도 나중에 알고보니 새떼였다는 해명은 상식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해군 수칙 등에 따르면 전함 발포는 통상 미상의 물체에 대한 식별의 과정을 거쳐 도주 같은 상황이 일어났을 때 이뤄진다. 더구나 불심과 속초함 등에 장착된 대공무기는 미스트랄 미사일과 40㎜ 함포 등이다. 설사 40㎜ 함포를 76㎜ 주포와 함께 발사했을 경우라도 대공레이더도 없이 야간에 무작정 사격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전문가들은 “전함이 발포를 했다는 것은 미상의 물체에 대한 식별과 판단이 전제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⑤ 속초함 76㎜ 주포 130여발, 왜? 천안함이 침몰된 직후인 26일 오후 10시57분쯤 인근에서 작전중이던 속초함은 5분여에 걸쳐 76㎜ 주포를 130여발 발사했다. 해군 관계자는 “밤새도록 레이더를 쫓아 추격했지만 확인결과 새떼였던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공레이더가 없는 속초함이 함께 작전 수행 중이던 천안함이 반파된 지 약 1시간 30분 동안 레이더(대수상레이더)로 ‘미상 물체’를 추적한 뒤 주포를 발사했다. 해군 경험자들과 전문가들은 “접경지역에서 주포를 발사하려면 2함대사령관과 해군작전사령관 등의 발포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밤중에 특수임무 작전 수행 후 접경지역에서 사령관 허가를 얻어 주포를 발사할 정도의 긴박한 상황이었다면, ‘미상 물체’는 북한군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 ⑥ ‘미상의 물체’ 北 관련 가능성은? 군사 전문가들은 대잠수함 및 대함작전이 주임무인 속초함이 함께 작전 수행 중이던 천안함이 침몰된 상황에서 1시간 30분 뒤 추적중이던 ‘미상 물체’에 주포를 쏘았다면 적에 대한 ‘격파사격’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냐는 추정을 하고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29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부나 국방부나 할것없이 북한의 개입 가능성이 없다고 한 적은 없다”며 북한의 관련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한 것은 주목할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속초함이 주포로 사격을 가한 ‘미상의 물체’는 PCC 레이더에 쉽게 포착되지 않은 북한의 반잠수정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PCC는 반잠수정이나 잠수함을 공격할 때 어뢰 또는 76㎜ 함포의 각도를 낮춰 수중을 공격하기도 한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 |
기사 게재 일자 2010-03-30 11:40 |
'이슈 뉴스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키커지는 목조주택…4층 연립도 등장 (0) | 2010.03.31 |
---|---|
개인빚, 가처분소득의 153%… 1人 국민총소득의 80% (0) | 2010.03.31 |
북한해군 自爆부대의 인간어뢰 공격 가능성 (0) | 2010.03.28 |
고용 패러다임 전환..일자리 블루오션 발굴 (0) | 2010.03.28 |
<'침몰의 진실' 밝혀줄 천안함 인양..언제 어떻게> (0) | 2010.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