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공짜로 몰려다 결국 신용불량자로…

2010. 4. 24. 09:03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외제차 공짜로 몰려다 결국 신용불량자로…

2010년 04월 23일 (금) 16:45   노컷뉴스

[명의도용한 뒤 대포차 만들어 판매한 일당 적발]
[CBS사회부 조은정 기자]수입 외제차를 선호하는 2,30대 젊은 남성들에게 접근해 명의를 도용한 뒤 대포차로 만들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평소 외제차를 몰고 싶었던 최모(32)씨는 어느날 지인으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외제 차량 3대를 캐피탈 회사를 통해 대신 빌려주면 그 중 1대를 무상으로 1년간 타게 해 준다"는 렌트 회사가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명의만 빌려 차를 넘겨주면 1대는 공짜로 차를 몰 수 있다는 말에 솔깃했던 최씨는 결국 캐피탈 회사 3곳에서 할부로 하루만에 외제차 3대를 빌렸다.

2대를 렌트사에 넘기고 그중 마음에 드는 외제차를 끌고 몇달간 거리를 활보했지만 공짜로 차를 몰고 다녔던 기쁨도 잠시.

몇달이 지나 명의를 빌려 줬던 렌트회사가 부도 처리돼 리스 비용을 자신이 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대당 200만원씩 매달 600만원의 리스 비용을 내야했던 최씨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신용불량자가 됐다.

더 억울한 것은 자신이 빌렸던 나머지 2대의 차량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

최씨가 구입해 렌트회사에서 넘겨줬던 차량들은 이미 명의가 변경돼 대포차로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렌트카를 대포차로 바꾸기 위한 계획된 범죄였던 것.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이처럼 타인의 명의로 빌린 외제차를 대포차로 되판 혐의로 김모씨(32)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지난 2007년 12월부터 2008년 9월까지 최씨 등 30명이 캐피탈 회사로부터 리스를 받아 구입한 수입 중고차량 67대를 대포 법인으로 명의를 변경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렌트 회사를 차려놓고 외제차를 선호하는 20대 남성들에게 접근해서 차량을 모은 뒤, 노숙자 명의를 빌려 다시 차주를 변경하는 수법으로 대포차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공짜로 외제차를 몰 수 있다는 생각에 차를 리스한 젊은이들은 나중에는 1대당 매달 200만원이상의 리스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없어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파산할 위기에 처해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비슷한 수법의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aori@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