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어가는 아내 돌보다 쓰러진 남편

2010. 5. 6. 21:58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굳어가는 아내 돌보다 쓰러진 남편
[노컷뉴스] 2010년 05월 06일(목) 오후 06:59   가| 이메일| 프린트
[CBS TV 곽원근 PD]

평범한 세 아이의 엄마로 살아왔던 안정숙(43) 씨는 2008년 5월 병 진단 이후 집에 가지 못하고 2년 째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정숙 씨는 목이 아프고, 몸이 쑤시고, 전기가 통하는 것 같은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다발성경화증’ 진단을 받았다. 그 날은 마침 딸의 생일이었기에 정숙 씨와 남편 김재식(50) 씨는 그 날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2년 전, 희귀병 ‘다발성경화증’ 진단
다발성경화증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희귀난치병으로 몸의 면역체계가 자기 자신의 신경을 파괴하는 병이다. 생소한 병명에 부부는 어리둥절했고 치료를 받으면 금방 나을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정숙 씨의 몸은 점점 굳어갔고, 치료를 받은 후에는 곧바로 재발이 찾아왔다.


그렇게 십 수 차례 재발이 거듭되면서 정숙 씨의 몸 상태는 나빠졌고, 결국 지난해부터는 사지가 마비됐다. 소변은 물론, 보호자가 대변을 일일이 파내야 할 정도로 몸이 안 좋아지고 말았다. 가구 제조업체 직원으로 일하던 남편 재식 씨는 사지가 마비된 아내를 돌보기 위해 일도 관두고 간병에 전념해야 했다.

◈아내 간병하다 쓰러진 남편
식사도 변변치 않고, 잠자리도 불편한 생활이 계속되다 보니 재식 씨 역시 만성위염을 진단 받을 정도로 건강이 나빠졌고, 허약해진 상태로 간병을 하다 쓰러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치료를 받을 여유조차 없었다. 재식 씨는 다시 아내가 입원한 병실로 돌아왔다.

그런 남편의 정성어린 간병에도 불구하고 정숙 씨는 얼마 전 시신경이 마비됐다는 진단을 받았다.물체가 둘로 보이고 시력이 현저히 떨어졌는데 앞으로 시력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부부는 절망에 빠졌다. 무엇보다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한 번 치료에 200만 원씩 하는 항암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경제적 어려움이 부부를 괴롭히고 있다.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
남편과 두 아들에게 근로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어 정부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실상은 큰 아들 김겨레(21) 군이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지난 해 군 입대를 했고, 둘째 아들 김기쁨(19) 군 역시 군 입대를 앞두고 잠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 경제적 능력이 없는 상태다.


부모의 걱정은 또 있다. 충북 충주의 집에 혼자 남겨진 막내 딸 김나눔(13) 양이다. 초등학교 시절 단체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딸 정도로 실력 있는 양궁선수였지만 엄마의 투병으로 재정적인 문제에 부딪히며 나눔 양은 양궁을 포기해야 했다. 부부는 혼자 있는 딸이 마음에 걸려 자주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지만 한 달 용돈 만 원을 아껴 쓰는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문화센터 강사로 일하기도 했고, 복지관에서 중증장애인을 보살피는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던 정숙 씨. 그렇게 착하고 따뜻한 마음을 지녔던 아내가 투병 초기에 삐뚤빼뚤한 글씨로 써내려갔던 짧은 투병일기 읽으며 재식 씨는 아직 많이 남아있는 일기장의 빈 공간을 아쉽게 들춰본다. “남은 일기장 채워 수 있지?” 남편의 질문에 정숙 씨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흐른다.

다발성경화증으로 투병 중인 안정숙 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CBS TV ‘수호천사 사랑의 달란트를 나눕시다’를 통해 오는 5월 7일(금) 밤 11시, 8일(토) 오후 2시 10분, 9일(일) 오후 4시 10분에 다시 방송된다.
(skylife 412번, 각 지역 케이블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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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전화 : 02-2650-7840 ※ 보내주신 성금은 전액 안정숙 씨에게 전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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