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연이은 가운데 '사상최대'라는 단어가 자주 발견된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맞이한 반가운 소식의 이면에는 제자리걸음 혹은 겨우 숨을 쉴 정도로 힘겨워하고 있는 중소하도급기업들의 처참한 현실을 목격할 수 있다.
영화속 '뱀파이어'가 인간의 피를 먹으며 삶을 연장하고 젊음을 유지하는 것 처럼, 대기업이 하도급기업을 통해 최대한의 이익을 창출하는 '뱀파이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경영 발전이 아닌 물건 공급 단가를 내려 쉽게 수익을 내고 있는 대기업은 물건이 팔릴수록 흑자폭이 커지지만,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 에도 불구하고 동일하거나 더 낮은 단가로 물건을 제공해야 하는 하도급기업들은 물건을 많이 공급할 수록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수직적·종속적 하도급구조는 임금 수탈적인 다단계구조화로 진전돼 대기업의 '불공정한 지위남용행위'가 가속화 되고 있다.
게다가 대기업들의 중소기업 인수합병 및 계열사 설립은 회사기회의 유용을 통한 지배주주일가의 부(富)를 창출하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53개 대기업은 현재 1271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부익부 빈익빈의 최대 수혜자로 군림하고 있다. 그 아래에는 피를 흘리며 살아가고 있는 중소하도급기업들이 존재하고 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자동차·전자·건설 산업 등에 대한 대기업과 중소하도급기업들간의 관계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대기업의 불공정한 지위남용 행위를 고발하고 있다.
국내하도급구조는 정부 산업정책방향과 산업의 특성에 따라 고착됐다. 경기침체에 따른 시장독과점화는 주로 대기업의 생산물 시장지배력 강화를 초래했으며, 이는 부품시장에서의 수요독과점 상태 강화를 초래했다.
문제는 현재 중소하도급기업이 분업의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 및 기술진보·경쟁력 강화와는 반대로 인건비 수탈적 구조로 왜곡되고 있어 산업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기업들 간의 경쟁은 상대적으로 낮은데 비해 중소하도급기업들의 경쟁심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하도급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반면 원사업자의 협상력을 더욱 강화시키는 토대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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