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담배 '한갑 20원' 국내 최대 밀수입 사건

국산담배 '한갑 20원' 국내 최대 밀수입 사건

머니투데이 05/1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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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국산 수출담배 180만갑을 국내로 밀수입하려던 국제밀수조직이 검거됐다.

서울본부세관은 11일 국산제조담배 179만8000갑(시가 45억원 상당)을 외국으로 수출하는 것처럼 위장해 국내로 밀수입하려한 국제 담배 밀수조직을 적발, 이중 89만9000갑(시가 23억원 상당)의 밀수입 담배를 압수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일품목 담배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밀수입 사건이다.


주범인 노모씨 등은 태국에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지난해 9월경 국내 담배제조업체로부터 인수받은 국산 담배를 태국으로 수출해 태국보세창고에 보관 후, 태국으로부터 국내에 재반입하고 캐나다로 재수출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노씨 등은 이를 보세운송을 하는 도중에 미리 준비된 광명, 안산 등지의 비밀창고에서 상품가치가 없는 포대시멘트로 바꿔치기하고, 빈 담배박스로 위장한 후 담배를 빼돌리는 방법으로 밀수입했다.

담배는 1갑당 2500원 기준으로 관세 및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와 국민건강증진기금 등(이하 제세등)을 합해 약 1800원의 제세 등이 부과되는 고세율 물품으로써 노모씨 등은 이에 대한 차익을 노리고 밀수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반입한 국산담배 179만8000갑을 밀수입에 성공했을 경우 제세 등 약 32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취할 수 있다.

이들은 세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수출입시 마다 서로 다른 회사 명의를 사용했고, 밀수입을 위한 일련의 과정을 각자 분담해서 처리하면서 소위 '대포폰'으로 상호 연락하는 등 치밀하게 조직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담배는 상품가치가 감소해 제조회사에 반품된 담배로써 갑당 약 20원의 헐값에 인수받은 불량저급담배로 드러났다.

서울세관 관계자는 "노모씨 등은 제조담배에는 소비자가 확인이 가능한 제조일자 등이 표시되지 않는 점을 이용해 제조일자가 오래 경과된 담배를 시중에 유통시키려 했다"며 "단순이익을 노리는 밀수차원에서 더 나아가 도덕적으로도 소비자를 기만하려 하였던 점들을 비춰 볼 때 이와 같은 유통행위는 소비자 보호차원에서도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세관은 반품담배가 수출되지 못하도록 관련기관에 건의하고, 범인들의 여죄를 조사해 고발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세관은 밀수입 수법과 수출입실적 분석 등을 통해 같은 방법으로 해외로 수출한 국산 담배가 대량으로 밀수입된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자 검거 등을 위해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