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축구 역사에서도 빛나는 별

2010. 6. 7. 09:36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한국은 세계축구 역사에서도 빛나는 별

[뉴시스] 2010년 06월 07일(월) 오전 07:35

【서울=뉴시스】오해원 기자 = 허정무호가 월드컵 출전 역사상 첫 원정 16강의 목표를 이뤄낼 2010남아공월드컵의 개막이 눈 앞에 다가왔다.1930년 우루과이에서 첫 번째 월드컵이 개최된 이후 한국은 동족상잔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인 1954년 스위스에서 열린 제5회 월드컵에서 사상 첫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스위스에서의 첫 경험부터 큰 실력 차이를 절감해야 했던 한국은 32년의 공백 끝에 1986년 멕시코에서 열린 제13회 월드컵에서 다시 본선 무대에 참가했다.

1986멕시코월드컵을 시작으로 2010남아공월드컵까지 한국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아시아 최초의 성과를 이뤄냈다. 이는 아시아에서 유일한 기록일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흔하지 않은 대기록이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축구종가' 잉글랜드로 기록하지 못했던 7회 연속 월드컵 진출은 브라질과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 한국만이 갖고 있는 기록이다.

특히, 2002한일월드컵에서의 4강 진출을 기점으로 한국은 '탈아시아'에 성공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팀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한국의 월드컵 도전이 항상 성공적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가장 먼저 출전했던 스위스대회는 부족한 준비로 인해 월드컵이라는 높은 벽을 절감해야 했다.

사상 첫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은 대회 개막 직전 현지에 도착해 컨디션을 조절할 겨를도 없이 당대 최고의 공격수 페렌츠 푸스카스가 버틴 헝가리에 0-9로 크게 패했고, 2차전 터키와의 경기에서도 0-7로 무릎을 꿇었다.

당시에는 최하위 팀이 자동 탈락한다는 규정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은 서독(현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는 치르지도 못했다.

스위스월드컵 이후에는 국제 경험 부족에 발목 잡혀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1980년대 초반 청소년대표팀의 멕시코 4강 신화와 프로축구의 출범에 힘입은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32년 만에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뤘다.

박창선이 월드컵 출전 사상 첫 골을 기록했고, 불가리아와의 무승부로 승점까지 얻었지만 이탈리아와의 3차전에서 접전 끝에 2-3으로 석패, 아쉬움을 안고 귀국길에 올랐다.

4년 뒤 이탈리아월드컵에서는 벨기에(0-2), 스페인(1-3), 우루과이(0-1)에 모두 패하며 역대 월드컵 본선 최악의 성적에 그쳤다.

'도하의 기적'으로 1994 미국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한 한국은 홍명보, 서정원의 극적인 연속골로 스페인과 2-2 무승부를 거두며 사상 첫 16강행의 꿈을 가졌다.

하지만, 첫 승의 제물로 평가했던 볼리비아와 득점 없이 비긴데다 '디펜딩챔피언' 독일과의 3차전에서는 끈질긴 투혼을 선보인 끝에 2-3으로 석패해 다시 한번 16강 진출의 꿈은 무산됐다.

차범근 감독 체제로 출전한 1998프랑스월드컵은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하석주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1-3으로 역전패했고,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도했던 네덜란드에는 0-5로 패하는 굴욕을 당했다.

차 감독이 현지에서 경질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경험한 한국 축구는 벨기에와의 3차전을 1-1 무승부로 마무리한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일본과 공동개최한 2002년 대회에서는 히딩크 감독을 영입해 폴란드(2-0승), 미국(1-1무), 포르투갈(1-0승)과의 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으며 사상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춘 이탈리아(2-1승)와 스페인(승부차기 5-3 승)을 연파하며 4강 진출이라는 신화를 달성했다.

비록 4강에서 독일에 패한 뒤 3-4위전에서 다시 한 번 터키에 무릎을 꿇고 4위에 만족해야 했지만, 한국 축구의 위상을 전세계적으로 크게 떨친 일대 사건이었다.

한층 높아진 위상 속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2006년 독일월드컵에 나서게 된 한국은 월드컵 본선 역사상 최상의 조 편성이라는 평가를 받은 프랑스, 스위스, 토고와 한 조가 됐다.

한국은 토고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본선 원정 첫 승을 기록했고, 프랑스와는 극적인 박지성의 동점골에 1-1로 비기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2로 완패하며 2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이제는 사상 첫 원정 16강을 목표로 한 허정무 감독(55)과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린 23명이 선보일 새 역사를 지켜보는 것만이 남았다. 태극전사 23인의 새로운 역사 창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ohwwh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