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2일 "국무위원은 때가 되면 언제든 물러날 수 있지만 마지막 하루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국민을 향한 도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선거 이후 인사와 관련된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각 부처 장관들과 청와대 수석들이 한데 모인 공식 석상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곧 상당폭의 청와대 및 내각 개편이 있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 대통령은 작년 7월 21일 국무회의서 "물러날 때 물러나더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며 개각을 '예고'했었고 44일 후인 9월 3일 개각했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라디오 연설에서 "준비가 되는 대로 새로운 진용을 갖추겠다"고 한 이후 인적 쇄신을 위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한 여권 인사는 "이 대통령은 이번 선거 패배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은 다 바꾸려고 한다"며 "대통령이 최근 10여일간 침묵하면서 인사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내각과 관련해서는 이미 몇몇 부처 장관의 책임론이 나온다. 6·2 지방선거를 며칠 앞두고 민주노동당 가입 교사의 파면·해임 결정을 통보한 교육과학기술부 , 건설사에 대한 구조조정 방침을 밝힌 국토해양부 등이 '선거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가 청와대 주변에서 나온다. 청와대도 정정길 실장을 포함, 정무·홍보 등 선거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수석들이 우선 교체 대상으로 꼽힌다.
개편 방향은 일단 '젊고 참신함' 쪽으로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집권 전반기에는 핵심 국정 과제를 만들고 추진하기 위해 경험 많고 노련한 리더십이 필요했지만, 후반기에는 이미 추진 중인 과제의 '관리'에만 주력하면 되기 때문에 '차기'를 염두에 두고 참신한 인물을 발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과 인사 얘기를 하던 중 불쑥 "오래된 사람은 쉬어야 한다"고 말해 좌중이 긴장했다고 한다.
인사 실무는 이미 사의를 표명해 상대적으로 거취가 홀가분한 정정길 실장이 주로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최근 측근들에게 "이번 인사는 2012년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제대로 된 팀을 꾸려놓고 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인물난'이다. 정 실장은 "'좋은 사람 추천해 달라'며 다니지만 막상 (추천을 받아) 들여다보면 (쓸) 사람이 별로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젊은 인사로는 대선 캠프인 '안국포럼' 출신들이 대표적이지만 이들은 대부분 18대 총선 때 국회로 진출했다. 이들은 내각에 들어와 일하기에는 전문성과 경험이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고 의원 배지를 떼고 청와대에 들어오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때 대통령실장 물망에 올랐던 임태희 노동부 장관만 해도 의원직 사퇴 문제가 부각되면서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학계 등 이 대통령의 외곽 자문그룹 중에서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 사회가 청문회 검증도 통과하고, 능력도 있고, 이미지도 좋은 사람을 원하는데 그런 사람이 얼마나 있느냐 하는 게 현재 우리의 고민"이라고 했다.
[황대진 기자 djhwang@chosun.com ]
李대통령 "오래된 사람은 쉬어야 한다"
2010. 6. 24. 08:42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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