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딥 온다..투자자금 MMF·금 '러시'

2010. 7. 12. 08:59지구촌 소식

더블딥 온다..투자자금 MMF·금 '러시'

아시아경제 07/11 08:37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베어마켓 신호를 보내던 증시가 강한 반등을 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저자세다. 헤지펀드는 금 사재기에 나섰고, 투자자금은 주식형펀드에서 머니마켓펀드(MMF)로 이동했다. 더블딥 공포가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다.

시장조사기관 EPFR글로벌에 따르면 이번주 MMF의 유입자금은 335억달러로, 18개월래 최대 주간 유입금을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펀드 매니저 중 일부는 MMF의 비중을 40%까지 확대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 MMF의 비중은 대략 5%에 불과했다.

이번 주 세계 주식 시장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한 풀 꺾이면서 상승세를 그렸다. 그럼에도 불구, 투자자들이 주식형 펀드보다 MMF를 선호한 것은 중국 및 미국 경제 둔화로 세계 경제 성장 역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

이번 주 주식형펀드의 순유출 규모는 약 112억5000만달러로, 채권형 펀드의 자금 유입 규모는 36억달러로 집계됐다.

크레디트스위스(CS(주가,차트))의 크리스 터피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MMF를 자산 피난처로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이유로 헤지펀드들 금 사재기에 혈안이 돼 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폴슨앤코(Paulson&Co)는 330억달러의 운용자산 중 3분의 1 이상을 금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폴스앤코가 보유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 지분은 783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 업계에 올해 말 금 가격이 온스당 15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 8월만기 금 가격은 온스당 1209.8달러를 기록했다.

헤지펀드들은 금 가격 상승의 이유로 인플레이션을 꼽고 있다.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해 투자자들이 금에 몰리면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것.

현재 세계 통화량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크게 늘어난 상황. 지난 반세기를 돌이켜 보면 금 가격은 세계 통화량 변동과 똑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지난 1970년 중반~1980년 초반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이 닥쳤을 때 금값 역시 고공행진을 보였다.

또한 헤지펀들은 실물 형태로 금을 보유하기를 원하고 있다. 헤지펀드들은 금 투자에서 골드바 형태로 금을 직접 보유하거나 금을 실물로 보유하는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것. 세계금위원회(WGC)의 마르쿠스 그루브 투자리서치 대표는 “헤지펀드들은 더블딥으로 인한 거래 상대방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실물 투자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질 금리 하락이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제프리 커리 상품리서치 대표는 “현재의 제로금리 상태에서는 금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실질 금리가 3%에 이를 때까지 금값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