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리도 미국 신용등급 매기겠다"

2010. 7. 13. 08:34지구촌 소식

中 "우리도 미국 신용등급 매기겠다"
[매일경제] 2010년 07월 12일(월) 오후 05:18   가| 이메일| 프린트

"중국 신용등급이 미국보다 더 높다."
중국이 국제 신용평가 시장을 주도해온 미국ㆍ영국 등에 대항해 자체적으로 신용등급을 매기는 작업에 본격 나섰다. 특히 이번에 국기신용등급을 평가해 제시한 중국 신용평가사 '다궁(大公)국제신용평가'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중국보다 낮춰 잡는 등 서구 신용평가사와는 다른 평가결과를 제시해 서구의 거대 신용평가 기관과의 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12일(현지시간) 상하이데일리 등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최초이자 유일한 신용평가기관인 다궁국제신용평가유한공사는 전날 '다궁 50개국 신용평가보고'에서 중국의 위안화 채권 신용등급이 AA+, 외화채권 신용등급이 AAA로 전 세계 10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은 달러 채권 신용등급 AA, 외화채권 AA 등급으로 중국보다 3계단이나 뒤진 13위에 머물렀다.

미국은 아직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빠져 나오지 못한 상태로 본국 화폐와 외화 부문에서 모두 'AA-'평가를 받은 한국에 비해 1계단 높은 수준에 그친 셈이다. 일본은 본국 화폐 AA-, 외화 부문 AA 등급을 받아 15위를 기록했다.

이번 보고서에선 국가신용등급 1위로 노르웨이가 꼽힌 데 이어 덴마크, 룩셈부르크, 스위스, 싱가포르 등 5개국이 본국 화폐 AAA, 외화 AAA 평가를 받아 국가신용도가 최고 수준이란 평가를 받았다. 베네수엘라, 그리스, 아이슬란드, 베트남, 에콰도르 등은 본국 화폐와 외화 부문에서 모두 투기 등급 평가를 받았다.

이번 다궁의 신용평가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가 터지면서 신용위험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 무디스ㆍS&P(스탠더드앤드푸어스)ㆍ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의 모럴해저드가 불거진 가운데 중국적 잣대로 처음으로 평가했다는 게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이번 신용평가에서 미국의 3대 신용평가기구 평가보다 높은 평가를 받은 국가들은 대부분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상황이 비교적 우수한 신흥국가에 집중됐다.

그동안 국제금융시장에서 국가ㆍ기업 등에 대한 신용등급은 무디스, S&P, 피치 등 미국 신용평가사들에 의해 좌지우지돼 왔다. 이 때문에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홀대받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3월 말 기준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기준에 따르면 미국은 싱가포르, 호주, 영국, 독일, 프랑스 등과 함께 최고 신용등급인 Aaa 등급을 받았다. 당시 재정위기설이 나오고 있던 스페인도 최고 등급을 받고 있었지만 중국, 한국 등은 이보다 한참 낮은 A1을 받는 것에 그쳤다.

구안젠중 다궁국제신용평가 회장은 "현재 서구 위주 신용등급은 글로벌 신용위기와 유럽 재정 위기 와중에 비난을 받았고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변하는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궁국제신용평가는 무디스, S&P, 피치 등에 의한 신용평가사 독점체제가 붕괴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도 올해 하반기부터 한신정평가에서 중국,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의 10여 개 국가에 대한 재무평가 등을 거쳐 국가신용등급을 작성해 공개할 계획이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 서울 = 박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