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은행보다 돈 더 많다”

2010. 7. 27. 20:31이슈 뉴스스크랩

“대기업들이 은행보다 돈 더 많다”

대통령 이어 최경환 지경부 장관도 우회 비판

경향신문 | 홍인표 선임기자 | 입력 2010.07.27 18:15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27일 "대기업들이 은행보다 돈이 더 많다"면서 대기업의 현금 쌓아두기 관행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최 장관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중소기업은행을 비롯한 6개 시중은행장과 '실시간 통합 연구비 관리시스템(RCMS)'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장관은 또 "삼성전자는 은행보다 더 싸게 돈을 빌려올 수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들이 경기 회복에 힘입어 막대한 자금을 내부에 쌓아둔 채 정작 협력업체를 비롯한 중소기업에는 자금이 흐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발언이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대기업들의 투자·고용 관행에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나온 발언이다. 행사에 참석한 한 시중은행장은 "세계 각지에 근거를 두고 다국적화된 국내 대기업들은 국제금융시장에서 국내 은행보다 좋은 조건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고 다른 은행장들도 동의했다.

최 장관은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제시한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문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중소기업 대책 마련을 위해 28일부터 직접 중소기업 현장방문에 나선다. 지경부는 다음달 초 560여개 중소기업에 대한 현장 실태 조사를 토대로 고강도 중소기업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2차, 3차 하청업체까지 돈이 흘러들어가지 않는다는 데 정부의 고민이 있다"며 "자금을 아래로 흐르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 홍인표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