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금·농산물펀드 사라"

2010. 8. 6. 09:41C.E.O 경영 자료

짐 로저스 "금·농산물펀드 사라"
매경 단독인터뷰 … 애그플레이션 임박 주장
기사입력 2010.08.05 17:40:54 | 최종수정 2010.08.05 18:29:33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상품 가격 급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으니 금이나 농산물 펀드에 미리 투자해 두세요."

세계적인 상품투자의 대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5일 매일경제와 단독 이메일 인터뷰를 하면서 "인플레이션은 이미 우리 눈앞에 와 있으며 점점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밀 설탕 등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농산물 가격이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리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세계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농산물을 위시한 물가 급등이 또 다른 위기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로저스 회장은 "전 세계 이상 기온은 반드시 농산물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이미 몇몇 곡물 가격에서 인플레이션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위기와 기회`는 늘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다니는 법이다. 상품투자의 귀재답게 농산물이나 금에 발 빠르게 투자하면 큰 수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로저스 회장은 "대부분 농산물 가격은 역사적으로 극도로 낮은 상태에 있다"며 "특히 설탕은 지난 1974년에 비해서도 70%나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상 악화로 농산물 생산이 급격히 줄고 몇 년 안에 곡물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도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라`는 투자의 기본 원리를 충실하게 따라 "현재 가격이 가장 바닥권인 농산물에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물가 상승 때는 달러나 주식보다는 안전자산인 금(Gold)이 보다 매력적인 투자상품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만약 충분한 지식이 있다면 금 선물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싶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상품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역할과 비중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중국 정부가 힘을 쏟고 있는 대도시 부동산 과열 억제 정책에 대해서도 "제대로 하고 있는 일(doing the right thing)"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이미 (너무 커졌기 때문에) 주요 대도시와 연안 부동산 버블만 통제하면 되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염려를 표시했다.

로저스 회장은 이미 지난 3월부터 "세계에는 미국 국채와 중국 부동산이라는 두 개 버블이 있다"고 경고해왔다. 최근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중국 부동산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탄탄한 성장세를 달리고 있는 한국 경제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경계했다.

로저스 회장은 "한국 경제도 이전보다 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세계 경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아시아, 특히 중국 경제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장기적으론 남북통일이라는 이슈가 한국을 세계 경제의 강자(powerhouse)로 바꿀 것"이라며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 < 용어설명 >

애그플레이션 : 각각 농업과 물가 상승을 뜻하는 `애그리컬처(agricultur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용어(agflation)다. 농산물 가격 상승이 시간을 두고 공산품 서비스요금 등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을 말한다.

[이소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