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한푼안쓰고 매년 100%씩 성장

2010. 9. 16. 09:23C.E.O 경영 자료

리베이트 한푼안쓰고 매년 100%씩 성장
김철웅 에코마케팅 대표
영업이 생명인 인터넷 광고시장서 급성장 비결은
기사입력 2010.07.16 14:22:02 | 최종수정 2010.09.15 11:32:01

 

2004년 11월 은행원이던 김철웅 씨는 창업에 대한 `큰 꿈`을 품었다. 가진 돈은 고작 2000만원, 10평 남짓한 오피스텔을 빌려 직원 2명과 함께 온라인 광고대행사 `에코마케팅`을 출범시켰다. 그가 가진 자산은 `정직하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젊음뿐이었다.

그로부터 5년간 젊은 사장은 연매출 100억원씩 매년 100% 성장하는 기업을 일궈냈다. 인터넷 광고대행사 10곳을 다 합쳐도 이 회사 수익률을 따라오지 못한다. 현재 직원 70명에 매출은 5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성 직원이 70%며 90%가 20대다. 이 회사 창업자 김철웅 대표이사를 만나 그가 일궈낸 성공신화를 들어봤다.

◆ "책대로 하니까 되더라고요"

= "성공신화란 게 있나요. 정석대로 했죠. 책에서 하라는 대로 하니까 되더라고요."

김 대표 경영철학은 책대로(by the book)다. 그가 책에서 배운 것은 `정도경영을 실천하고 고객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경영하라`는 것이었다. 그는 이 단순한 가르침을 직접 비즈니스에서 실천했다.

그래서 그는 책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 정도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3무(無)`를 선택했다. 그가 선택한 3무란 `영업하지 마라, 접대하지 마라, 리베이트를 제공하지 마라`는 것이다. 대신에 광고비를 가장 효율적으로 집행해 고객 이익 창출에 기여하는 회사를 만들자는 것을 에코마케팅 창업정신으로 설정했다.

당시 이 같은 시도는 돈키호테 같은 결정이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온라인 광고대행 시장은 경쟁사가 200여 개에 달하는 레드오션이었고 직원 수 100명이 넘는 경쟁사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리베이트 크기에 따라 광고 수주가 결정되고 있어 무모한 결정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책대로`를 믿었다. 당시 온라인 광고대행사들은 인터넷 포털과 신문사 같은 광고매체 측에서 의뢰를 받아 광고주들에게 광고를 파는 광고영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상당액이 광고주에게 리베이트로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심지어 콜센터와 대규모 영업조직을 만들어 광고 수주에 열을 올렸다. 김 대표는 여기에서 기회를 잡았다. 많은 광고대행사들이 광고주에게서 광고를 받아 미디어에 파는 영업만 했지 광고주 관점에서 광고를 관리해주는 회사는 없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아, 그럼 우리는 반대로 가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광고주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라 광고주 관점에서 효과적으로 광고상품을 구매하고 운영하는 광고관리전문대행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김 대표는 "많은 경영인이 끊임없이 책을 읽고 학습하는 데 열중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배운 대로 실천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서 마케팅의 본질, 즉 고객 이익을 창출한다는 목표에 충실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 "3R 전략으로 고객을 사로잡았죠"

= 그렇다면 어떤 광고관리전문대행사가 되느냐가 관건이었다. 김 대표는 시장을 분석했다. 그런데 많은 광고대행사들은 광고 타깃에만 집중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었다. 이에 김 대표는 정확한 타깃(Right Target), 정확한 타이밍(Right Timing), 정확한 콘텐츠(Right Contents) 등 3가지 3R 전략을 도출해냈다.

이 가운데 광고 타이밍을 최고 전략으로 선택했다. 검색광고에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그 순간 소비자 마음을 흔들어놓아야 광고주 매출로 연결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정확한 정보, 즉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광고 타깃을 정확히 찾아내 정보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에게 적시에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는 전략은 시장에서 곧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에코마케팅이 창조해낸 것으로 광고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 "고객에게 이익을 주면 성공하죠"

= 그렇지만 `고고한 경영철학`을 시장에서는 알아주지 않았다. 김 대표는 "책에서 말한 대로 `고객에게 이익을 주는 회사`는 정말 듣기 좋은 말인가"라며 회의를 갖기도 했지만 `시간과 실력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

그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에 모아졌다.

신한은행에 근무하던 시절 가깝게 지냈던 고객들을 찾아가 회사 개념을 소개했다.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부도 위기에 처한 한 저축은행에 다니는 지인이 "한번 믿어보지"라며 일을 줬다. 그런데 대박이 났다. 불과 2년 만에 빚을 모두 갚고 60억원대 순이익을 내는 회사로 돌변해버린 것이다.

이 같은 일은 어떻게 벌어졌을까. 전 직원이 매일 밤을 새워 `고객 이익 창출`이라는 회사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일했기 때문이다.

◆ "고객에게 숫자를 보여줬죠"

= 에코마케팅이 눈을 뜬 것은 `검색광고` 시장이었다. 검색광고는 네티즌들이 키워드를 입력해 찾아내는 광고를 말한다. 에코마케팅이 하는 일은 이때 가장 적은 광고비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이다. 에코마케팅은 이 일에 목숨을 걸었다. 광고 문구와 디자인을 창의적으로 만들어 정보를 검색하는 소비자 관점에서 광고주 검색광고를 다른 광고대행사와 차별화해서 디자인했다.

광고를 맡긴 광고주에게 광고비 대비 매출 효과를 `광고단가` 개념으로 전환해 숫자로 광고 효과를 알려줬다. 많은 광고주는 이 같은 서비스를 처음 받았다. 그동안 광고비 효과에 대해 궁금해 했던 광고주에게 광고비 대비 매출 증가율을 그래프로 만들어 제시하자 고객들은 깜짝 놀랐다. 광고주 충성도는 갈수록 증가했다.

이후 에코마케팅은 모든 광고 관련 데이터를 광고주에게 제공해 검색광고가 만들어내는 효과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성실한 직원들 자세는 금세 입소문을 타고 업계에 퍼져나갔다.

◆ "영업사원 없이 입소문으로 일하죠"

= 일반적으로 계약에서 `갑`과 `을` 관계란 돈을 주는 회사와 돈을 받는 회사를 의미한다. 그런데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우리가 `갑`이라 생각하고 일하라"고 가르친다. 이익을 창출해주는 회사가 `갑`이고 이익을 향유하는 회사가 `을`이라고 정의내린 것이다. 김 대표는 "갑이 갑답게 되는 길은 오직 실력을 통해 성과를 내는 것 뿐"이라며 "직원들은 자신들이 기울인 노력이 기업 매출로 이어지는 것을 직접 목격하면서 스스로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영철학은 1~2년이 지나자 고객 증가로 이어졌다. 기존에 광고대행사가 있던 야후마저 에코마케팅에 일을 맡겼다.

로비가 아닌 `직원 실력`을 앞세웠기 때문에 에코마케팅은 회사 출발 때부터 아예 광고영업사원을 두지 않았다. 신규 광고주 유치를 위해 철저히 실력을 보여줌으로써 기존 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소개해주는 `고객이 영업사원인 회사`를 지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에코마케팅 직원은 영업을 모르고 `일`만 생각한다. 또 모르는 것이 `리베이트`다. 김 대표는 리베이트는 실력 없는 회사나 하는 잘못된 행위라고 못 박았다. 리베이트를 요구하면 아예 일을 거절했다. 광고주가 원하는 `매출 증대, 이윤 극대화`라는 단순한 목표를 실현하는 데만 올인했던 것이다. 김 대표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 "잡은 고기에게 먹이를 줬죠."

= "잡은 고기에게 좋은 먹이를 주면 큰돈 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김 대표는 "양식업이나 목축업과 같은 업종이 잡은 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사업"이라며 "기존 고객 매출이 늘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략이 에코마케팅 매출을 늘리는 전략"이라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광고주가 광고 효과에 만족해 10억원이던 광고비를 20억원으로 늘리면 에코마케팅 매출도 동시에 늘어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잡은 고기에게 더 좋은 먹이를 주는 전략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이 물고기는 다른 고객까지 소개해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을 김 대표는 `업 세일(up sale)` 전략이라고 한다. 에코마케팅의 첫 번째 핵심 마케팅 전략이다. 광고주가 매출 효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회사 매출을 늘리는 전략이다.

두 번째는 `크로스 세일(cross-sale)`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메일 광고, 배너광고, 검색광고를 교차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세 번째는 기존 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소개해주는 `MGM(Member Get Member)` 전략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저희 고객 대부분은 기존 고객들이 자신있게 소개해준 곳들"이라고 말했다.

◆ "여성은 세상을 바꾸는 파워가 있죠"

= 에코마케팅의 기적은 젊은 여자 직원, 20대들이 만들어냈다. 70%가 여성이다. 그것도 전체 직원 가운데 3명을 제외하면 모두 20대 젊은피다. 이 회사는 경력직이 아니라 모두 신입사원만 선발했기 때문에 가장 오래된 사원이 6년차다.

왜 인력 구성이 이렇게 됐을까. 병원 인턴제 개념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신입사원은 입사 2년간 인턴과정을 거친다. 전문의사, 즉 유능한 광고 컨설턴트로 탄생하기까지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정식 직원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정식 직원이 될지에 대한 결정권도 직원들이 가지고 있다. 인턴이 끝나면 급여는 삼성전자 수준으로 뛴다.

하지만 인턴과정을 버티지 못하거나 후배가 먼저 승진해 `자존심`을 이기지 못하고 이탈하는 직원도 부지기수로 많다. 그만큼 치열한 경쟁시스템으로 회사는 돌아간다. 김 대표는 "광고대행사는 기업을 건강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업의 병원으로 간주한다"며 "이를 위해 직원들이 주치의와 같은 실력을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젊은 직원들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사무실`을 만들어냈다. 고객 이익 창출을 숫자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지자 경쟁에서 살아남는 직원은 결국 대부분 여성이었던 것이다. 여성의 섬세함,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특히 인터넷 광고대행사에 최적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게다가 영업이 필요없기 때문에 사무실에 앉아 창조적인 광고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여성들 적성에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 "능력대로 대우해 직원들을 춤추게 했죠"

= 에코마케팅 직원들 급여는 근무 기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철저히 능력대로 결정된다. 광고주 만족도를 근거로 급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코마케팅에는 세 가지 차별이 없다. 남녀 차별, 학벌 차별, 나이 차별이 바로 그것이다.

오직 능력에 따른 차별만 있을 뿐이다. 대신에 성실한 사람을 선별해서 뽑고 있다. 김 대표는 "중위권 이상 대학에서 좋은 학점을 받은 직원들이 가장 뛰어난 성실함을 보여줬다"며 "성실한 직원이 결국 일도 잘한다"고 말했다.

팀워크를 살리기 위해 인센티브도 팀장에게 맡겨 마음대로 배분하게 한다. 실장으로 승진하면 무조건 BMW와 벤츠를 사준다. 최고 회사의 최고 직원에게는 그에 걸맞은 최고 대우를 해준다는 게 이 회사 원칙이다. 입사 5년차 직원 연봉이 5000만~7000만원이다. 인턴을 지나 정규 AE가 되는 3년차는 급여가 4500만원으로 뛴다. 이 때문에 연봉 협상이 없다. 급여 인상은 직원들 역량이 인정되는 순간 1년에 두세 번씩 이뤄진다. 굳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일반 회사 시스템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강한 회사를 만드는 것은 직원들 성장과 회사 발전을 어떻게 잘 연결시키느냐에 있다"며 "직원들을 춤추게 하면 회사는 저절로 성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 김철웅 대표는…

신한은행 근무시절이던 1998년 호주 국비장학생으로 시드니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뒤 에코마케팅을 창업해 인생을 바꾼 기업인이다. 2000년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 인터넷마케팅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마케팅 원론을 강의했던 경험이 회사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됐다고 밝혔다. △1967년생 △경희대 경제학과 △호주시드니대학교 경영학 석사 △신한은행 △팍스넷ㆍ포이시스 이사 △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 △에코마케팅 창업

[최은수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