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1. 09:36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환율ㆍ경기전망 `캄캄`…기업, 내년 사업전략 `위기돌파형`으로
2년 전 금융위기 때처럼 '시나리오 경영' 채비
삼성, 해외법인 환헤지 강화…현대차, 대외변수에 긴급 대응
LG, 10월 말 계열사 미팅서 확정…한화, 사업기준 환율 1060원으로
"경영진 보고를 앞두고 내년 사업계획 초안을 만들고 있는데 환율이 급등락해 난감하네요. "(LG 관계자)
"내년엔 통상 마찰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해외 법인별로 대응 전략을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삼성 관계자)
요즘 대기업 재무 및 전략담당 부서마다 고민이 많다. 내년 사업계획을 짜야 하는데 대외 변수가 워낙 많아서다. 가장 큰 변수는 환율이다. 일본이 지난달 외환시장에 개입했고,양대 수출시장인 미국과 중국 간 환율 분쟁 움직임으로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정보기술(IT)을 비롯한 주력 업종의 내년 경기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2008년 말 글로벌 경기침체가 시작됐을 때처럼 또다시 월별 · 분기별 대응 전략을 마련하려는 기업이 나온다.
◆11,12월 사업계획 일제히 확정
LG그룹은 이달 말부터 약 3주간 열리는 그룹 컨센서스 미팅(CM)에서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하기로 했다.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CM은 구본무 LG 회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각사 경영전략을 합의 · 결정하는 회의다. 문제는 환율 변화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LG 관계자는 "2차전지를 비롯한 화학부문은 내년에도 순조로울 것으로 예측되지만 환율변동을 비롯해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값의 지속적 하락,스마트 대전 전열 정비 및 혁신적 제품 출시 등 풀어가야 할 경영과제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SK 역시 이달 말부터 12월10일께까지 사업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원유를 100% 수입하는 SK에너지의 기준 환율을 전 계열사 기준으로 삼고 있는 만큼,SK에너지 예측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에너지는 올해 초 환율을 달러당 1138원으로 잡았는데,당초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 · 기아자동차는 내년 사업계획을 다음 달 말 1차로 확정지을 계획이다. 앞서 이달 중순 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로부터 계열사 사업계획 확정 때 참고할 수 있는 내년 예측 환율을 받기로 했다.
한화는 이달 중순 사업계획 수립에 들어가 12월 중순 완료하기로 했다. 내년 원 · 달러 환율이 완만하게 떨어져 올해 평균(1155원 예상)보다 약 8% 낮은 1060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시적으로 달러당 970원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다양한 대응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환율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고 해외 직접투자 확대 등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시나리오 대응전략 또 등장"
대기업들은 2년 전처럼 월별 또는 분기별로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환율 변화가 워낙 심한 데다 내년 경기를 놓고서도 전망이 엇갈려서다. 다만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연구 · 개발(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삼성은 조만간 삼성경제연구소로부터 내년 사업 기준 환율치를 받으면 이를 토대로 보수적인 시나리오별 경영전략을 작성할 계획이다. 해외 법인들에는 개별적인 대응 전략을 짜되 환위험 회피(헤징) 방안을 적극 강구하도록 했다. 삼성은 잠정적으로 내년 환율이 올해보다 평균 3.5~7%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위안화 절상 등이 주 요인이다. 각국별 통상 마찰이 빈번해지면서 수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앞서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달 15일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내년 원 · 달러 환율은 1110원,유가는 배럴당 72.4달러,금리(3년 만기 회사채 기준)는 5.1%로 제시했다가 환율전쟁 등을 감안해 다시 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각 계열사별로 2개월 또는 분기별로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할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요즘처럼 환율이 단기간 급 · 등락할 때는 시나리오 경영이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 · 기아차 역시 환율 등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되 내년엔 올해보다 공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선다는 기본 방침을 세웠다. 글로벌 자동차 경기만큼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현대 · 기아차 관계자는 "중국과 브라질 등에 공장을 추가해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한편 소형 신차 출시를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조재길/이정호/김현예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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