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8. 08:24ㆍ이슈 뉴스스크랩
초저금리 장기화… 경제 ‘독버섯’ 되나
세계일보 | 입력 2010.10.17 19:45 | 수정 2010.10.18 00:07
예금금리 연2%대로 추락… 각종 부작용 우려
주식시장 대기자금 급증… '자산 버블·인플레' 경고음
물가 상승·가계부채 증가·구조조정 중단 등 폐해도
초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자산 버블(거품)'과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저금리는 자칫 주식 등 실물경제와 동떨어진 자산 투자를 둘러싸고 과열현상을 일으킬 뿐 아니라 물가상승, 가계부채 증가, 기업 구조조정 중단 등 여러 폐해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은행예금, 채권 금리 마이너스 진입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예금 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리면서 경기회복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인 은행권에 머물던 돈이 빠져나와 증시를 기웃거리고 있다.
이번주 들어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는 최저 연 2%대로 낮아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이다. 저금리를 견디지 못한 자금은 은행권을 이탈하고 있다. 은행권의 수신 잔액은 지난 8월 3조5000억원이 줄어든 데 이어 9월에도 3조3000억원 감소했다.
채권시장 금리를 대표하는 3년 만기 국고채 실질금리는 지난달 -0.12%를 기록했다. 국고채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에서 물가상승률을 빼면 손해를 보는 셈이다. 1년 물의 실질금리도 마이너스가 됐고, 5년 물의 실질금리도 이자소득세까지 감안하면 마이너스로 봐도 무방하다. 정책당국이 금리인상 태도를 유지하는 상황인데도 채권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주식시장 자금 이동으로 버블 우려
증시 대기자금이라 할 수 있는 고객예탁금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지난 13일 현재 14조6750억원으로 지난 8월 말 12조6814억원보다 2조원가량 늘었다. CMA 잔액도 43조2444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원가량 늘었다.
저금리가 지속되면 가계나 기업이 돈을 빌리는 데 대한 부담이 덜한 만큼 이들이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 과도하게 나설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자산가격이 급등하면서 거품을 일으키게 된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 융자액은 13일 현재 5조3092억원으로 2007년 8월3일의 5조3343억원 이후 3년2개월여 만에 가장 많았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도 지난달 2조7000억원 증가해 8월(1조7000억원)과 7월(2조4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컸다.
현재는 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라 시중자금이 뚜렷한 방향을 보이지는 않으나 주식시장이 대세 상승장으로 바뀌거나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기미를 보이면 순식간에 이들 자산시장으로 쏠릴 가능성도 있다.
◆물가인상, 가계부채, 구조조정에도 악영향
초저금리의 장기화는 물가상승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또한 문제다. 일반적으로 초저금리로 시중에 돈이 넘쳐나면 돈의 가치는 떨어지고, 투자자들은 돈보다는 곡물 등 현물을 보유하려 하기에 물가상승을 부추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목표치인 3%를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초저금리에 이자가 워낙 낮다 보니 가계가 빚을 내면서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진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초저금리의 부작용이다.
한계기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이 추진되지 못한 것도 저금리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기업들이 저금리에 의존하면서 구조조정을 미루다 보니 결국 퇴출당해야 할 기업도 버티게 된다는 것이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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