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전체가 자원화약고..우리는?

2011. 1. 26. 09:24C.E.O 경영 자료

<글로벌 자원전쟁 그 현장을 가다> 지구촌 전체가 자원화약고..우리는?

헤럴드경제 | 입력 2011.01.25 11:04

 

"지구가 2030년에 임계점, 즉 '불환지점'에 다다를 것이다"

시바타 아키오 일본 마루베니경제연구소장이 최근 발간한 '자원전쟁'에서 자원고갈ㆍ 지구온난화ㆍ 인구재앙을 경고하며 한 말이다. 앞으로 20년 후엔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지구성장의 한계에 다다른다는 것이다. 특히 자원고갈은 자원민족주의와 맞물려 국가 간 생존을 위한 사투가 불가피하다고 그는 전망했다.

자원 소비는 계속 증가할 게 분명하지만 공급은 유한하다. 값진 천연자원이 매장된 언저리에선 그래서 필연적으로 전쟁이 불가피하고 자원은 무기로 변한다. 최북단 북극권에서 아프리카, 남미, 그리고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까지 이제 지구촌 전체가 전쟁터가 되고 있다. ◆관련기사 4. 5면

미국이 두 차례에 걸쳐 이라크를 친 가장 큰 목적도 석유였다. 부시 대통령은 독재자를 몰아내고 중동에 민주주의를 이식하겠다고 외쳤지만 속내는 달랐다. 나이지리아의 옹색한 시골에서 반군과 정부군 간 전투로 수백명이 죽어나가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곳에 매장된 석유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 간 영유권 분쟁도 결국 같은 이유였다. 갈등 끝에 중국은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중단했고 일본은 구속한 중국 선장을 풀어주며 백기를 들었다. 세계는 이 모습을 보면서 희귀금속의 자원무기화를 새삼 확인했다.

글로벌 자원전쟁에서 가장 급부상한 나라는 '세계의 공장' 중국이다. 3조달러에 육박하는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무기로 지구촌 자원을 집어삼키고 있다. 국가 지도부는 물론 국영기업들이 직접 나서 '자원전쟁'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 자원관련 기업 M & A는 전년도의 3배가 넘는 46건, 523억6800만달러(약 60조원)에 달했다.

석유,천연가스에서부터 철광석,우라늄까지 손 안대는 분야가 없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들은 바싹 긴장하고 잇다. 자원전쟁이 곧 무역전쟁으로 재확산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

자원 무기화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은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바오터우(包頭)의 희토류 산지에 '竹의 장막' 을 쳤다. 희토류의 채굴, 분리, 가동 등 전 과정이 통제된다. 외국기업이 중국 희토류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해 졌다. 올해부터는 자국 희토류의 수출쿼터를 11.4% 줄이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아프리카 자원분쟁은 일촉즉발이다. 미국과 유럽의 몫이었던 이곳을 중국이 막대한 규모의 저리차관과 인프라를 앞세워 쓸어담고 있다. 이에 일본 인도 러시아 브라질까지 가세하고 있다. 검은 대륙이 온통 자원전쟁터로 바뀌었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카스피해 연안에도 세계 자본과 기술이 몰려들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398억배럴의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 우즈베키스탄은 금과 우라늄의 세계 5위, 10위 매장국이다. 투르크메니스탄도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 4위(4.3%) 수준이다. 특히 러시아 중국에 이어 '투르크 민주의'를 내세운 터키까지 가세하고 있는 이곳은 '미래의 검은 화약고'다.

여기에 브라질의 철광석, 볼리비아 리튬, 칠레의 구리 등 이미 알려진 광물 외에도 남미의 희귀금속을 확보하려는 쟁탈전은 거의 제3차 세계대전이라 불릴 만 하다.

석유와 가스 등 자원을 둘러싼 투쟁은 새로운 '냉전'을 알리고 있다. '자원을 잡는 국가가 21세기를 지배한다'는 말처럼 에너지 철광석 비철금속 희귀금속 희토류 등의 광물자원은 앞으로 국가간 세력판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자원 빈국' 한국에게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은 세계 10대 자원 소비국이지만 97%의 자원을 수입에 의존한다. 한국이 자원경쟁에서 도태된 약소국이 되지않으려면 과감하고 혁신적인 전방위적 자원확보 전략이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특별취재팀/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