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 했지만 국민 호주머니 썰렁… 문제는 ‘널뛰는 물가’

2011. 1. 26. 16:50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작년 실질 GDP 6.1% ↑>고성장 했지만 국민 호주머니 썰렁… 문제는 ‘널뛰는 물가’

2010 분석-2011 전망

문화일보 | 박양수기자 | 입력 2011.01.26 14:01

 

지난해 한국경제가 4분기(10~12월) 0.5% 증가하며 8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가고, 연간 성장률로는 지난 2002년 이후 최고치인 6.1%의 고성장을 이룩한 것은 우리 경제의 전통적인 강점인 '수출'의 효과를 잘 살린 덕분이다. 여기에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2009년 경제성장률이 크게 낮아진 데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정부가 정책목표로 제시한 경제성장률 5%, 물가상승률 3%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는 적지 않은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게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의 분석이다. 그 중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물가급등과 유럽발 재정위기의 향방, 중국 긴축에 대한 불안감 등이다.

◆ 수출과 설비투자가 역시 '효자' =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8년 4분기 마이너스(-)로 돌아섰던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2009년 1분기(1~3월) 이후 8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룩했다. 여기에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민간소비도 살아났기 때문이다.

2009년 9.1% 감소했던 설비투자는 24.5% 급증해 2000년(32.9%) 이후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다. 수출 역시14.1%늘어나2004년(19.7%)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민간소비는 4.1% 늘어났다. 그러나 부동산경기 부진 탓에 건설 투자는 2.3% 감소했다.

이에 따라 경제 성장률에서 내수의 기여도가 2009년 -3.8%포인트에서 2010년 7.0%포인트로 급등하면서 민간부문의 성장모멘텀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수출의 기여도는 7.0%포인트였다. 반면 정부 부문의 기여도는 재정지출 효과가 사라지면서 0.4%포인트를 기록해 전년 1.5%포인트보다 크게 낮아졌다.

◆ 물가가 최대 복병 = 한은은 지난해 2.9%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는 상반기(1~6월) 3.7%, 하반기(7~12월) 3.3% 등으로 연간 3.5%에 이를 것으로 지난해 12월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연초부터 원자재 가격 급등과 구제역, 한파 등으로 물가불안이 가중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도 우리에겐 걱정거리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신장의 '원군'이 됐던 중국, 싱가포르, 브라질, 인도, 베트남 등 신흥국들이 물가급등에 대한 우려 속에 이미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유동성을 줄이고 물가를 안정시키려면 기준금리를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지난해 고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경기가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물가가 뛸수록 경기체감도는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