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9일 동안 이어지는 설 황금연휴가 시작됐다. 상당수 대기업 직원들은 긴 연휴뿐만 아니라 두둑한 보너스로 풍성한 설을 맞게 됐다. 이 기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은 6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는 28일 임직원들에게 초과이익분배금(PS)을 지급했다. 수억 원의 ‘가욋돈’을 받은 임직원들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좋아서 예년보다 액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억8000만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하며 두 자릿수(10.4%)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무선사업부는 연봉의 50%를 설 보너스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K도 인센티브 보너스를 설 연휴 전후로 지급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2008, 2009년도 부진했던 실적이 지난해에는 좋아져 보너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설과 추석 명절 때 쓰도록 연간 100만원을 지원하는 ‘선택적 복리후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일부 라인의 특근인력을 제외하면 2일부터 6일까지 쉰다. 상당수 기업은 다음 달 2∼4일 설 연휴와 주말 5∼6일 등 5일간 휴무지만 설 연휴에 앞서 31일과 1일 이틀간 휴가를 허용하는 곳이 많아 9일간 장기 휴가가 가능하다.
그러나 연속공정 업체들은 설이라고 다를 게 없다. 포스코 관계자는 “1분 1초도 가동을 멈출 수 없는 고로의 특성상 필요 인력이 나와 업무를 계속한다”고 말했다. 효성의 섬유·화학 분야 공장도 연휴에 관계없이 가동된다. 한전의 설비보수 담당 부서도 24시간 근무체제가 유지된다.
일손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법정 공휴일만 쉬는 곳이 적지 않다. 안테나 제조업체인 새한안테나 관계자는 “2월에 생산 날짜가 별로 없다 보니 3일간만 쉬고 생산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며 “아쉽기도 하지만 직원들이 연휴기간 근무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긴 연휴로 해외 및 국내 여행객이 크게 늘면서 관련 업계도 특수기대로 들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번 설 연휴기간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객이 지난해 설 연휴기간(6일 기준)보다 14% 증가한 60만2526명(하루 평균 10만42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항공권 예약률은 90∼100%에 이른다. 대한항공의 태국·필리핀 등 동남아 노선과 괌 등 인기노선은 예약이 거의 꽉 찼다. 아시아나항공도 동남아 노선과 일본 노선 등 겨울 인기노선은 이미 만석이다. 연휴 시작일인 2일 대한항공의 제주행 노선 25편도 예약이 모두 끝나 좌석을 구할 수 없다.
호텔과 리조트도 대목을 누리고 있다. 그랜드힐튼 호텔 관계자는 “다음 달 2일부터 설 연휴 패키지를 시작하는데 지난해보다 예약률이 1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한화콘도 측도 “매년 설 연휴나 주말 콘도 예약률이 100%에 달하긴 하지만 올해는 예약신청이 예년보다 일찍 마감됐다”고 말했다.
김수현 권지혜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