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1. 18:00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시크릿, ‘이제는 다리 찢지 않아도 돼 좋다’
OSEN | 입력 2011.02.01 11:07
[스타의 요즘] 시크릿은 초심을 가장 잘 지켜가고 있는 걸그룹이다.
데뷔 2년이 채 안됐으니 당연한 일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크릿은 그리 길지 않은 활동 기간 동안 어깨에 힘 좀 줘도 누가 뭐라 못할 성과를 기록했다. 'Magic'부터 시작해 'Madonna'를 거쳐 이번 활동곡인 'Shy Boy'까지 모두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처음으로 가요 프로그램 정상에도 올랐다.
아이돌 톱스타들 중에서도 이런 성적을 올린 경우가 많지 않다. 대단한 성과지만 시크릿은 여전히 친근하다. 이미지 전략이 아니라 실제로 멤버들은 아직 연예인이 덜 된(?)느낌이다. 무대 위의 비주얼은 미소든 몸매든 멤버들이 돌아가며 화제가 될 만큼 스타성이 높아져 가고 있지만 스포트라이트가 없는 곳에서 만나는 시크릿은 상당히 일반인스럽다.
역주행도 성공시킨 친근함
덜 연예인 같아 친근하다. 이 친근함이 시크릿의 음원을 정상으로 끌어올리는 원동력일 듯하다. 시크릿의 친근한 매력은 은근히 강력하다. 실패하기 쉬운 '역주행'마저 성공시켰으니 말이다. 섹시에서 큐트로, 일반적인 걸그룹 진화 단계를 역으로 간 이번 활동곡 'Shy Boy'는 멤버들에게 불안했던 도전이었다.
"귀여운 것을 하는 것에 대해 걱정을 굉장히 많이 했다. 'Magic' 'Madonna'가 사랑 받고 이게 우리 색깔이구나 했다가 'Shy Boy'를 받았을 때 과연 우리가 귀엽게 한다고 해서 '예쁘다' '귀엽다' 소리가 나올 지 걱정이 됐다(지은)."
"선화와 지은은 그래도 쉽게 생각하려고 했다. 밝고 경쾌한 곡에 맞춰 신나는 내 표정, 그냥 웃으면 되는 거고 그게 제일 쉬운거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효성과 징거는 처음에 힘들어했다. 효성은 제일 동안에 잘 웃으니까 잘 할 거 같았는데 오그라든다고 쉽지 않아 했고 징거도 발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했다(선화 징거)."
여전히 휴대폰 없는 아이돌
줄성공을 거두고 있는 시크릿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인터뷰 시간이 자정에 잡혔다. 예능 프로그램을 함께 장시간 녹화하고 만남의 장소로 달려 왔는데 그 중 지은은 다른 걸그룹 멤버의 라디오 펑크까지 '의리 있게' 대리해주느라 더 늦게 따로 왔다. 눈에는 졸음이 그렁그렁했지만 모두 잠을 쫓으며 씩씩하게 답을 했다.
데뷔 초 공개해 화제가 됐던 반지하 숙소에서는 'Magic' 성공 이후 벗어났지만 다른 것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회사 방침에 따라 휴대폰이 없는 상태로 생활 중이었고 데뷔 후 친해진 남자 아이돌 그룹은 하나도 없었다.
"활동하면서 친해진 남자 그룹은 없다. 정말 없다. 너무 단호하게 대답하는 것이 아니냐고? 예능을 같이 하면 친해지는 경우가 생기지 않냐고? 없다. 예능도 한 번 보면 끝이다. 우리는 휴대폰도 없고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해본 말이라고는 만났을 때 '안녕하세요', 끝나고는 '수고하셨습니다'…끝이다. 선화나 효성은 데뷔 전 알았던 친구는 있지만 친하다고 하기도 그렇다(시크릿)."
다리 찢기 안녕, 자신감 환영
굳이 달라진 것을 찾자면 "이제는 다리 찢기를 다시 안 해도 돼서 좋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절도 해봤다. 멤버 모두 이전 회사에서 찢고 온(웃음) 효성 언니를 부러워했다. 어찌나 여유롭던지…(웃음)(선화)" 정도.
변화라고 하기도 그렇지만 자신감이 늘어난 것도 있다. "데뷔 초에는 스스로한테 자신도 없고 움츠려 있었다. 대중들이 사랑을 주시니까 자신감이 좀 붙었다. 그래서 무대에서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게 된다(징거)."
시크릿에게서 초심이 유지되고 있다, 연예인이 덜 됐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이들의 대답이 상당히 진솔했기 때문이다. 선화는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자작극'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한참을 과거 화제가 됐던 자작극 해프닝에 대해 해명을 했다.
진솔하고 친근한
자신들과 관련된 기사에 댓글을 달아 본 적이 있는 지를 묻자 "댓글을 단 적은 없다. 추천을 눌러 본 적은 있다(웃음). 악플에는 반대를 꾹 누른다. 솔직히 댓글은 들통날까봐 무서워서 못 달겠다(시크릿)"라고 답한다. 진심이 느껴지는 답이다.
팬들에게는 "우리와 다른 가수 같이 좋아하면 다 알 수 있으니 바람피지마!(효성)"라고 씩씩하게 애정을 확인하고 싶어하면서도 "추운 날 제발 우리 응원 안 왔으면 좋겠다. 신경이 많이 쓰인다(지은)"며 세심히 걱정하기도 했다. 시크릿의 말과 행동에서는 세련되고 프로페셔널한 연예인의 느낌보다는 이웃집 지인의 친근함이 배어 나왔다.
이상형에 대한 대답도 세련되지 않았다. 오락가락한다. "세상에 여자가 나밖에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남자가 이상형이다. 얼굴 중요하지 않다. 나는 눈도 좀 낮다. 연예인 중에 좋아하는 남자 스타일은 강동원이다(효성)(멤버 전원 폭소)."
시크릿은 생활도 비슷했다. 스타들이 모이는 고급 맛집 탐방보다는 "편의점 투어를 한다. 새로 나온 과자 등 군것질 거리들을 구해와 숙소에서 먹으며 놀(효성)"고 다이어리나 가계부도 또래들처럼 열심히 쓴다.
"다이어리에 내가 먹었던 것을 다 쓴다. 이걸 보다 보면 먹는 것을 조절할 수 있다(선화)." "효성 언니는 가계부를 쓴다. 무조건 절약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계획적으로 알차게 잘 쓴다. 배울 점이다(징거)."
어쩔 수 없는 변화
여전히 풋풋하고 친근한 시크릿이지만 변할 수 밖에 없었던 것들도 있다. 험난한 연예계를 살아가라면 마음에 갑옷을 입혀야 한다. "눈물이 많은 편이었는데 이 일을 하면서 눈물이 좀 줄었다. 무뎌졌다. 이게 좋기도 하지만 싫기도 하다(선화)." "멤버 모두가 애늙은이 같을 때도 있다(효성)."
"인터넷을 하다 보면 상처를 받을 때도 있다. 하지만 악플을 다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라 스스로 생각하려 애쓴다(효성)." "자신을 보호하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 나한테 안 좋은 글을 보면 좋은 글을 찾아 본다. 그러면 기분이 나아진다. 긍정적으로 대하려고 하는 편이다. 물론 실력에 대한 악플은 약이 된다. 그런데 무조건 적인 것은 좀 받아들이기 힘들다(선화)."
하지만 시크릿은 근본적으로 밝은 쪽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눈을 신경 쓸 수 밖에 없는 연예계의 물이 아직은 덜 들어 보였다. 그래서 친근하고 눈길이 간다. '1위 가수' 시크릿의 비밀스런 힘은 역시 친근함이다. 대중과의 친근함은 물론 멤버 서로간의 친근함까지.
"넷 다 말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는 시끄럽다. 넷 다 톤이 높아서 다른 가수들이 쳐다볼 때가 있다. 어떨 때는 창피하기도 하다. 우리가 아줌마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도 뿌듯하다. 우리끼리 단합이 정말 잘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으니까(시크릿)."
/최영균 대중문화가이드 ck1@osen.co.kr
'스타의 요즘' 인터뷰 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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