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탈선, 7㎜ 너트 하나 때문에…

2011. 2. 14. 09:06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KTX 탈선, 7㎜ 너트 하나 때문에…
[조선일보] 2011년 02월 14일(월) 오전 03:01   가| 이메일| 프린트


11일 오후 1시 5분쯤 KTX 탈선 사고가 발생한 경기 광명역에서 당일 아침 철도공사 직원들이 선로(線路) 전환기 수리작업을 하면서 열차가 선로를 바꾸지 못하고 직진(直進)만 할 수 있도록 조정해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해양부 는 이 작업이 사고를 일으킨 원인이 된 것으로 파악하고 담당 직원들을 조사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11일 새벽 1시 30분~4시 30분 수리 담당 용역업체 직원이 광명역의 선로전환기 케이블을 교체하면서 (선로 전환기 부품 중 하나인) 박스 내 너트(지름 7㎜)를 제대로 조이지 않아 서울 구로에 있는 관제센터에 에러(잘못) 신호가 자꾸 나타났다"면서 "이후 7시 30분쯤 철도공사(코레일) 직원들이 현장에 나가 점검 작업을 했지만 너트가 느슨하게 조여 있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열차의 직진(直進)만 가능하도록 선로전환기를 조정해놓았다"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날 코레일 관계자들은 이런 사실을 관제센터에 통보하지 않았고, 이를 모르는 관제센터 관제사가 광명역이 목적지인 'KTX산천' 열차에 오른쪽 선로로 방향을 바꾸라고 신호를 보내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국토부 관계자는 말했다.

광명역을 통과하는 대부분의 열차처럼 이 열차가 그대로 직진했다가 차량을 다시 돌려서 역으로 돌아와 손님을 내렸으면 사고가 생기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관제센터는 부산역~광명역 간 KTX열차가 도착예정 시각보다 약 3분 늦게 오자, 시간을 단축하려고 선로를 바꿔 곧바로 우측 플랫폼을 이용하도록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현장 직원들이 선로전환기 조정 사실을 관제센터에 제대로 연락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 미스(소통 착오)로 발생한 일종의 인재"라며 "KTX 차량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김민철 기자 mckim@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