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명 中 안경시장, "한국이 접수"

2011. 2. 20. 09:15C.E.O 경영 자료

4억명 中 안경시장, "한국이 접수"

머니투데이 | 상하이 | 입력 2011.02.19 12:59 | 수정 2011.02.19 13:32

 

[머니투데이 상하이(중국)=백진엽기자]['상하이 안광학 전시회' 개막, 휴비츠 등 200여개 업체 기술력 뽐낸다]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인구 4억명, 현재 안경 착용 인구 2억명. 반면 안경점은 인구 3만7000명당 1개꼴인 3만5000여개뿐.

2010년 현재 중국 안경점협회가 추산한 중국의 안경·안광학 관련 시장 현황이다. 인구 5000명당 안경점이 1개 정도 있는 한국과 비교할 때 중국의 안경과 안광학 시장은 지금의 5~7배 정도 성장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시장에서 휴비츠를 중심으로 한 국내 안광학 업체들이 세계 1, 2위인 일본의 니덱(NIDEK), 톱콘(TOPCON)들과 경쟁에 나서고 있다.





↑상하이 국제 안광학 전시회의 휴비츠 전시부스

2월 18일부터 20일까지 중국 상하이 에버브라이트 컨벤션에서는 '제11회 국제 광학·안경 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세계 10여개국에서 200여개의 안광학 및 안경 업체들이 참가하는 이 대회는 아시아지역에서는 최대 규모의 안광학 박람회다. 세계 안광학업계 1위를 다투고 있는 일본의 니덱과 톱콘은 물론, 후발주자지만 업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의 휴비츠, 그리고 Supore를 비롯한 중국 현지 안광학업체들이 참여해 기술력을 뽐낸다.

시력과 눈의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검안기, 렌즈를 측정하는 렌즈미터, 렌즈를 가공하는 옥습기 등이 주요 제품인 안광학시장은 10여년전만해도 일본과 독일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독일업체들의 쇠퇴, 그리고 한국 업체들의 급부상으로 최근에는 일본과 한국, 그리고 이제 시작단계인 중국 등 동북아 3국의 경쟁시대가 열렸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다.





↑1위 안광학업체인 일본의 니덱 부스, 뒤편은 휴비츠의 중국 판매 파트너인 해통광학 부스.

◇고가시장-휴비츠, 일본에 도전장

중국 안광학 시장 중 고가시장은 니덱과 톱콘, 그리고 과거에는 캐논과 니콘 등 일본 업체들의 독무대였다. 니콘이 관련사업을 철수했고, 캐논도 더이상 신제품 라인업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니덱과 톱콘이라는 두 강자가 단단히 아성을 구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휴비츠로 인해 이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휴비츠는 중국내 딜러인 해통을 통해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였다. 특히 눈동자가 흔들려도 초점을 순간적으로 정확하게 체크해 정밀하게 검사하는 검안기, 안경테를 넣으면 그 안경테에 맞춰 렌즈를 가공하는 3세대 옥습기 등 최신 기술을 탑재한 제품으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해통은 중국에서 가장 많은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딜러다. 과거 니덱 제품을 팔던 해통광학은 2005년부터 제품을 휴비츠로 바꿨다. 기술력이 크게 뒤지지 않으면서도 가격은 일본 제품에 비해 저렴한 휴비츠 제품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이는 휴비츠의 중국 사업 확장에 불을 붙였고, 니덱, 톱콘과 함께 중국내 3대 강자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중국에서 휴비츠의 달라진 위상은 이번 전시회에서 느낄 수 있다. 과거에는 전시장 구석자리에 조그만 부스가 전부였는데, 지난해부터는 전시장 중앙에 대규모 부스를 배정받았다. 니덱과 톱콘 전시장 바로 옆자리로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구역이다.





↑상해휴비츠 부스에서 눈을 검사받고 있는 관람객

◇중가시장-상해휴비츠,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

중국 시장은 당초 중가시장이 없었다. 휴비츠, 니덱, 톱콘 등의 고가시장과 중국 현지업체들 위주의 저가시장이 전부였다. 하지만 지난 2008년 휴비츠가 중국의 Supore와 합작해 중국 현지법인인 상해휴비츠를 설립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해통을 통해 휴비츠 브랜드로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본사와 별도로 상해휴비츠는 'charops'라는 브랜드로 직접 판매를 하고 있다. 넓게 보면 휴비츠와 상해휴비츠는 경쟁상대인 셈이다.

하지만 상해휴비츠는 휴비츠가 싸우고 있는 고가시장 대신 중가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전략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업체나 휴비츠의 제품보다는 저렴한 가격인 반면, 중국산 제품보다는 비싸게 파는 전략이다. 타깃은 중국 제품의 품질에 불만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주요 대상이다. 안광학사업은 사람들의 눈 건강을 체크하는 사업인만큼, 가격보다는 정확한 측정이 우선이다. 주요 소비자인 안과나 안경점들의 니즈 역시 정확한 측정 기술이다. 상해휴비츠는 저가의 중국제품을 사용하다가 품질에 불만을 느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휴비츠의 기술력이 투입된 중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런 전략은 현재까지 성공적인 모습이다. 2008년 1049만9000위안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3740만2000위안으로 급성장했고, 올해는 4430만8000위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평균 60%가 넘는 매출 성장률이다. 영업이익률도 매년 2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상해휴비츠의 전시부스, 뒤편은 국내업체인 유니코스의 부스.

◇저가시장-포텍 등 중국 현지업체와 경쟁

이와 함께 이번 전시회에는 휴비츠 이외에 유니코스, 포텍 등 국내 업체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검안기-렌즈미터-옥습기 등 안광학기기 풀 라인업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개별 제품군으로 중국 현지업체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주력 제품군은 검안기와 검안기 주변기기, 즉 시력측정기기들이다. 휴비츠처럼 고가 라인업으로 일본업체와 경쟁하는 대신,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중국 현지 업체들과 경쟁하는 전략을 벌이고 있다. 아직 중국 현지에서 크게 입지를 구축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꾸준한 전시회 참여와 마케팅 등으로 조금씩 그 세를 넓혀나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