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5. 09:12ㆍ부동산 정보 자료실
머니투데이 | 기사전송 2011/03/04 08:17
[머니투데이 송지유기자]
- 전세난 심화 '집주인 맘대로'
- 2년새 수천만원~억대 치솟아
- 집못구해 서울→경기로 밀려나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사는 박모씨(44)는 요즘 매일 저녁 경기 김포와 부천 일대 중개업소를 찾아다닌다. 현재 박씨의 가족 6명(노부모, 박씨부부, 자녀 2명)이 함께 살고 있는 89㎡ 전셋집(1억3000만원) 계약이 다음달 말 만료되는데 집주인이 전셋값을 5000만원이나 올려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지난 4년간 박씨가 모은 돈은 2000만원 남짓. 박씨는 지금 사는 지역에서 새 전셋집을 찾고 싶지만 다른 아파트도 수천만원씩 올라 도저히 답이 없었다. 6명의 가족이 생활하려면 최소한 방 3개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할 수 없이 서울을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엄마, 우리집 가난해진거야? 친구들이 우리집 돈이 없어 자꾸 이사다니는 거래." 서울 송파구 잠실동 109㎡ 전셋집에 살고 있는 주부 이모씨(39)는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의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마포구에 살다가 2년 전 자녀 교육을 위해 송파구로 집을 옮겼지만 2배 가까이 오른 전셋값을 감당할 수 없어 이달말 경기 분당으로 다시 이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년 만에 자녀를 전학시키는 게 마음에 걸려 잠실에 남고 싶었지만 2억원대 초반에 계약한 새 아파트 전셋값이 4억원을 넘어서자 '분당행'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외곽으로 쫓겨나는 '전세유민(流民)'이 늘고 있다. 2년새 보통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이상 뛴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서울 도심에서 외곽으로, 다시 경기나 인천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도미노처럼 확산되고 있다.
특히 2~3년 전 수만가구의 새 아파트 입주가 한꺼번에 이뤄지면서 전셋값이 시세보다 낮았던 잠실이나 반포, 판교 등지에는 눈물을 머금고 이삿짐을 싸는 세입자가 수두룩하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집주인이 원하는대로 전셋값을 올리고 재계약하는 세입자는 대부분 부모에게 기대거나 고액 연봉자"라며 "2년 전 전셋값이 쌀 때 들어온 세입자들은 '반전세' 계약을 하거나 잠실을 떠나 강북이나 분당, 용인 등지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 지역에 정착하지 못하고 전셋집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유민'이 증가하는 것은 주택공급 부족, 전세수요 증가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2007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된 후 3년 연속 주택공급이 급감해 입주물량이 줄어든 데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여유있는 계층도 집을 사지 않고 전셋집에 남는 등 전세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5∼2008년 전국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매년 30만∼35만가구에 달했지만 2009년엔 28만가구, 2010년엔 29만가구로 줄었다. 올해 전국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9만가구, 내년에는 12만가구로 사정이 더 악화될 전망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매년 혼인하는 가구만 해도 30만가구가 넘고 이혼·독립 등으로 주택이 필요한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주택공급 활성화문제는 빨리 해결돼야 할 과제"라며 "전세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돈없는 서민들은 짧게는 1∼2년, 운좋으면 4년마다 점점 외곽으로 거처를 옮겨야 하는 사이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전세시장은 집주인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만큼 집없는 사람이 절대약자인 시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임대인과 임차인간 합리적 협상을 통해 임대료를 결정하거나 평균 시장의 임대료율을 적용하도록 제도를 손질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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